방송법 처리를 두고 여야 의견이 엇갈리면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가 파행을 맞고 있다. 100여 개의 법안이 대기 중이지만 양측은 차기 MBC 사장선임 절차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국회 미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20일 자유한국당 소속인 신상진 미방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전체 24명의 미방위원 중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과 무소속 의원 14명이 이날 결의안에 참여했다.
이들 미방위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부터 신 위원장이 물러날 것을 요구하며 국회 농성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신 위원장이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변경을 위한 방송법 개정안을 포함한 이른바 '언론장악방지법'의 법안소위 회부를 거부함에 따라 상임위 소관 법률안이 단 1건도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신 위원장은 국회의 입법기능을 스스로 포기하면서 국회의 권위를 심대하게 손상시킨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야당 의원들은 지난달 20일 '이견 조정 필요가 있는 안건의 심사를 위해 재적 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안건조정위를 구성할 수 있다'는 국회법 58조에 따라 방송법 개정안 등에 대한 안건조정위 구성을 정식 요청했다.
이후 지난 14일에는 2월 임시국회 첫 전체회의를 열어 미래창조과학부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야당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잇따라 신청했다. 이어 방송법 개정안 심의를 위한 안건조정위 구성을 거듭 요구하면서 회의가 정회되기도 했다.
미방위 더민주 신경민 의원은 "MBC가 후임 사장 인선 절차에 들어가서 14명이 지원했는데 그 면면을 보고 우리가 경악했다"면서 "이것 때문에 법안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이에 대해 "MBC 사장 선임을 앞두고 빨리해야겠다는 말씀에 반대한다. 특정 방송사에 정치권이 굉장히 부당한 영향력을 끼치려는 의도로 '방송장악방지법'이 아니라 '방송장악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 가운데 자유한국당 소속 신상진 미방위원장은 "모든(109개) 법안을 동시에 다 다룰 수 없지 않나. 그중 어떤 법안을 먼저 상정할지 간사가 협의를 해서 순위를 정해야 한다"라고 답변하자, 야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와 퇴장이 이어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