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천하’라 했던가. 코스피가 2100선을 돌파하기까지 1년 7개월이 걸렸지만, 그 영광은 3거래일에 그쳤다.
지난 21일 하루 만에 18.54포인트 뛰면서 2102.93에 마감한 코스피 지수는 이튿날 2106.61, 다음날 2107.63까지 올랐다. 2100선 안착에 대한 시장 기대도 그만큼 부풀어 올랐다.
그러나 코스피는 그 기대가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지난 24일 단숨에 13.51포인트 하락한 데 이어 27일에도 8.60포인트 내리면서 결국 2080선에 주저앉았다.
염원인 박스권 탈피를 위해서는 일단 지수가 2100선에 안착하고, 추가 상승을 노려야 한다. 하지만 우리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늘 그렇듯 녹록지 않다. 밖으로는 다음달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과 오는 4월 프랑스 대선 등 대형 이벤트가 대기 중이고, 안으로는 지난 연말부터 이어진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이라는 정치적 변수가 존재한다. 증시가 가장 싫어한다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향후 지수 흐름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도 엇갈린다. A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박스권 돌파를 위한 조건은 이미 충분히 마련됐다며 지수가 23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락은 걱정 말고 상승장에서 어떤 종목을 골라 담을지 고민하란 충고도 덧붙였다.
같은 날 B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역시 상반기 코스피 상승을 저해할 별다른 위험 요인은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모멘텀이 떨어지면서 ‘상고하저’로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C증권사 투자전략 팀장은 올 상반기 대내외 변수가 동반 개선되거나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국면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신 하반기 들어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듯 제각각 생각이 다른 전문가들이 공감대를 형성한 대목은 딱 한 곳이다. 상장사들의 실적 호조와 내수 경기회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주가를 움직이는 최종 병기는 실적”이라며 “실적 상승이 경기 부양으로까지 이어질 때 박스피가 깨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결국 증시도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