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올 초부터 해외를 넘나들며 분주하게 움직인 정성립 사장의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미국 엑셀러레이트에너지와 약 16억 달러(약 1조8328억 원) 규모의 부유식 LNG 저장ㆍ재기화 설비(LNG-FSRU) 건조의향서를 체결한 데 이어, 유럽서도 1조 원대의 선박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일 마샬아일랜드 지역 선주와 17만3400㎥ 규모의 LNG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는 2척의 추가 계약 옵션이 포함돼 곧 추가적인 수주도 기대된다. 전량 수주할 경우 금액은 약 83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노르웨이의 해운회사인 프론트라인도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하고 있는 초대형원유원반선(VLCC) 2척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 계약 건까지 합치면 이번 계약 성과는 약 1조 원에 달한다.
이번에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LNG운반선은 길이 295m, 너비 46m 규모다.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19년 하반기까지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수주는 정성립 사장의 광폭 행보에 따른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달 11일 미국 휴스턴, 영국 런던 등을 방문해 영업활동을 펼친 지 2주 만에 다시 해외출장에 나서 성과를 이뤄냈다. 올해 수주 목표를 60억 달러로 책정한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계약으로 이달까지 수주 금액 20억 달러를 훌쩍 넘겼다. 1분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수주 목표의 3분의 1을 달성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셈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7일 미국의 엑셀러레이트에너지와 옵션포함 총 7척의 LNG-FSRU에 대한 건조의향서를 체결했고, 내달 그 첫 호선의 본계약을 매듭지을 예정이다. 정 사장은 “현재 LNG운반선과 LNG-FSRU 등 대우조선해양이 강점인 가스선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다”라며 “이번 수주를 시작으로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우량 고객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인도대금의 조기수령, 자회사 및 자산 매각 등 자구계획의 철저한 이행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면서 “채권단과 협의해 경영정상화와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종합적인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