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일의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인 경북 경산 문명고등학교에서 2일 오전 열릴 예정이던 신입생 입학식이 일부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날 문명고 신입생과 학부모는 오전 10시께부터 학교 운동장에서 피켓을 들고 국정교과서 반대시위를 벌였다.
예정된 입학식 시간이 임박해지자 김태동 문명고 교장이 나타났고 많은 취재진과 학생 등이 김 교장을 에워싸며 현장은 잠시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김 교장은 입학식 장소인 강당으로 가는 동안 취재진이 '한 말씀만 해달라'고 했으나 끝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급하게 입학식장으로 들어갔다. 학생과 학부모 또한 강하게 항의하다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결국, 김 교장은 입학식장에 도착하자마자 급히 자리를 피했고 학교 측은 입학식 취소를 밝혔다,
신입생과 학부모들은 교장이 자리를 떠난 이후에도 강당 주변에 남아 '국정교과서 철회하라' 등의 글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일부는 교장실 앞으로 이동해 시위를 이어갔다.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난 후, 김 교장은 계속된 취재진의 질의 요청에 교장실 앞에서 짧게 자신의 뜻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 교장은 "다른 의견이 있어도 우리가 옳은 정책을 하고 있으니 따라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정 역사교과서 채택 입장을 고수했다.
또 김 교장은 "학부모님들이 학생들을 자꾸 부추기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신입생 학부모 2명은 자녀들이 입으려던 교복을 김 교장에게 되돌려 준 뒤 다른 학교로 전학시키겠다고 학교 측에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