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사고를 한 혐의로 기소된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가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조광국 판사는 3일 강정호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강정호가 이미 음주운전으로 2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은 만큼 다시 벌금형을 내리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조광국 판사는 "음주운전이 그 자체로는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사고가 나면 무고한 일반 시민의 생명과 신체에 위험을 가할 수 있는 만큼 잠재적으로 중대한 범죄"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들은 심각성은 느끼지 못하고 반복하는 경우가 많아 2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처벌받고도 또 음주운전을 하면 가중처벌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법원은 강정호가 두차례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고도 또 다시 음주운전을 한 데다 교통사고를 냈고, 별다른 조치없이 현장을 이탈한 만큼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조 판사는 "강정호가 범죄를 인정하고 있고 교통사고 발생 피해자와 합의해서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사정 등을 감안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말했다.
애초 검찰은 강정호를 벌금 1500만 원에 약식기소했다. 약식기소는 공판 절차 없이 벌금 등이 선고되는 것이다. 하지만 법원이 사안을 중대하게 보고 정식재판에 회부하면서 강정호는 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을 선고받게 됐다.
하지만 강정호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만큼 소속팀 합류 여부에도 긍정적일 전망이다.
그러나 여전히 피츠버그 구단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한국 법원의 판단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여부가 관건이다.
피츠버그 입장에서는 강정호가 팀 전력상 꼭 필요한 내야수지만 팬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세차례나 음주운전으로 걸린데다 뺑소니 사고까지 낸 만큼 도덕적인 부분에서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강정호는 "죄송하고 많이 반성하고 있다"며 사과의 말을 전했다. 향후 소속팀 합류 여부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