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불평불만 억제에 초점 맞출 듯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ㆍ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3일(현지시간) 오후 3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개막을 필두로 막을 연다. 이틀 뒤인 5일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개막한다.
이번 양회에서는 집권 2기 출범을 앞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영향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될 전망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올해 양회는 5년마다 열리는 공산당 대회를 앞둔 마지막 대형 정치 이벤트다. 올가을 열릴 제19차 당대회에서는 향후 5년간의 당 지도부 인사, 즉 중국의 권력구조가 결정된다.
시 주석은 첫 번째 임기 5년의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지만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도전자는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시 주석 자신이 경쟁을 배제하면서 8900만 공산당원에 끊임없이 충성을 요구했기 때문. 일부 당 소식통에 따르면 시 주석은 2기 집권을 넘어서 계속 권력을 유지하는 대책을 검토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이는 10년 집권 이후 다음 세대에 정권을 물려주는 관행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시 주석의 방식을 둘러싼 반감이 커지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반부패 운동을 통한 정부ㆍ국영기업ㆍ군의 기득권에 대한 공격, 부진한 경제성장 모델 전환 개혁 등으로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전인대는 ‘거수기’ 의회로 유명하지만 정부나 당에 대한 비판이 없던 것은 아니다. 이에 시 주석은 이번 양회에서는 최대한 불평불만을 억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정치적 논란도 가을 당대회에서 정적과 경쟁자를 물리치는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 독일 베를린 소재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의 마티아스 스테판 전문가는 “시진핑은 어느 때보다 당의 단결과 성과를 과시하는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전인대에서는 지난 1,2월 뽑힌 130여 명의 성급 고위 관리들의 인사가 승인을 받는다. 이는 최근 수년간 가장 많은 규모다. 이미 지난해 말 시 주석의 측근들이 각각 국가안전부장과 베이징 시장으로 임명되는 등 고위관료 인사가 시작됐다. 지난주에는 상무부장과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주임 등 경제팀 핵심 자리에서 교체가 일어났다. 시 주석과 가까운 인사들이 이들 자리도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중국 관영언론들은 시 주석의 반부패 운동과 빈곤 퇴치 등 대표적인 정책을 칭송하는 기사를 잇따라 내놓았다.
또 중국 사정당국의 최상단에 있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이번 주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당 관료와 관리들을 기율 위반 혐의로 처분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노력은 당을 분열시킬 수 있는 화제가 전인대 의제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양회에서 ‘핵심’으로서 시 주석의 권위가 강조될 것이라고 전했다.
여전히 시 주석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지난 2012년 전인대에서도 당내 권력투쟁의 일각이 나타났다. 당시 원자바오 총리가 시 주석의 경쟁자였던 보시라이 충칭시 서기를 비판해 실각을 예고했다.
그러나 시 주석의 대본을 따르지 않는 사람이라면 비싼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WSJ는 강조했다. 영국 런던 소재 SOAS 차이나인스티튜트의 스티브 창 소장은 “어설픈 의견 제시는 시진핑의 보복을 초래할 수 있다”며 “아무도 그런 어리석을 일을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