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적 영업정지 당해도 신뢰 타격..他회계법인 접촉
안진회계법인의 감사부문 영업정지가 유력해지자 글로벌 회계ㆍ컨설팅그룹 딜로이트가 이 기업과 제휴(파트너십)를 중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17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딜로이트 관계자는 새 파트너를 찾기 위해 국내 회계법인 대표 등과 접촉하고 있다.
딜로이트는 감사부문에서만 새 파트너사를 찾는 것과 비감사(경영자문ㆍ세무)부문 등 전체 사업영역에서 제휴를 새로 맺는 방안을 모두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업계에서는 중형 법인인 A와 B 중 한 곳이 딜로이트와 제휴를 맺을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안진의 일부 관계자들은 딜로이트가 국내에서 새 파트너사와 제휴를 맺는 것을 대비, 이직을 준비 중이다.
딜로이트가 국내에서 다른 회계법인을 찾는 것은 안진의 감사부문 신뢰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로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과정에 안진 회계사들의 조직적 개입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다음 주 안진의 감사부문 영업정지를 의결할 예정이다.
안진의 신규 영업정지가 이 회사의 전체 감사기업 중 20%가량인 상장사에만 한정돼도 그 파장은 더욱 클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상장사 신규 영업정지만 내려도 안진은 폐업 수준의 위기를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비상장사들 역시 다른 회계법인과의 계약을 고민할 것인 데다 기존에 맺은 계약도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 6항에서는 ‘업무정지로 기존에 체결된 감사계약을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 회사가 다른 회계법인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정했다. 기존에 맺은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뜻이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영업정지 전례가 있는 곳은 회계업계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글로벌 컨설팅업체 KPMG도 산동회계법인이 대우 사태에 연루돼 영업정지를 받자 삼정으로 제휴사를 교체했다.
이에 대해 안진은 딜로이트와의 제휴 관계는 지속될 것이란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