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오후 1시47분께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에서 취재진 앞에 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김상동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서다. 그는 "공짜급여를 받은 게 맞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하고 고개를 살짝 숙였다.
신 회장은 검은색 정장에 남색 넥타이를 맨 채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롯데시네마 매점을 헐값 매각했느냐", "박근혜 전 대통령 독대 후 면세점 청탁했다는 의혹에 대해한 마디 해 달라", "국민께 할 말 없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
이날 신격호(95) 총괄회장과 그의 셋째 부인 서미경(58) 씨도 공판에 출석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이날 오후 2시15분께 차에서 내려 미리 준비된 휠체어를 타고 나타났다. 검은색 재킷에 와인색 니트를 입은 그는 회색 담요로 다리를 덮었다. 오른손에는 빨간 지팡이를 쥔 채였다. SDJ 코퍼레이션 소속으로 보이는 4명의 직원이 그를 달라붙어 경호했다.
서 씨는 이날 가장 이른 시간이 오후 1시33분께 취재진 앞에 섰다. 단발머리를 한 서 씨는 검은색 정장에 흰 셔츠를 입었다. 그는 "검찰조사에 왜 매번 불출석했느냐", "오늘 나온 이유는 뭔가", "롯데시네마 매점운영권은 어떻게 따낸 거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일본에 거주하는 서 씨는 이날 검찰을 통해 법정에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재판부는 서 씨가 첫 공판에 나오지 않을 경우 강제구인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동안 서 씨는 계속되는 검찰의 소환에도 응하지 않으며 버텨왔다.
신동주(63)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이날 오후 1시50분께 법원종합청사에 도착했다. 남색 정장에 흰색 셔츠 차림의 그는 "공짜급여 받은 것을 인정하느냐", "본인이 주도했다는 말이 있다", "책임감을 안 느끼느냐"는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도 아무 답도 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