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미국이 중동 국가에서 자국으로 가는 비행편에 휴대전화를 제외한 기내 전자기기 반입을 금지하면서 항공기 승객들이 입는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특히 비즈니스 승객이 큰 불편을 겪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부분의 비즈니스 승객은 태블릿이나 노트북 등으로 기내에서 업무를 하거나 영화를 보곤 한다. 따라서 휴대전화를 제외한 전자 기기 반입이 금지되면 이들의 원성이 높아질 것이다. 또 승객 대부분은 전자기기에 민감한 정보가 저장되어 있거나 기기 가격이 높다는 이유로 전자기기를 수화물로 부치기를 꺼린다. 수화물로 부칠 시 분실이나 기기 손상의 위험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벌써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 상공회의소의 중동 협의회 의장인 크리스토퍼 존슨은 22일 사우디아라비아항공에서 워싱턴D.C로 가는 항공편을 탈 예정인데 “책을 챙겨야겠다”며 기내에 전자기기를 반입하지 못하는 불편을 토로했다. 미국-UAE 사업위원회의 대니 세브라이트 회장은 “나는 노트북을 갖고 기내에서 일을 한다”며 “노트북 없이 어떻게 비행기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세브라이트 회장은 자신의 노트북이 분실 혹은 손상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수화물로 부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규제로 미국 입국의 불확실성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세브라이트 회장은 “일반 대중들은 현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는데 이번 규제로 그들의 불안은 더 커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여행사인 BCD트래블의 야니스 카르미스 부사장은 전자 기기에 중요한 자료를 한꺼번에 넣지 말 것을 권했다. 또 보안을 위해 파일을 암호화해 놓거나 USB 같은 휴대용 자료 저장 기기를 이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