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뺑소니를 내고 처벌받지 않아 논란이 된 스포츠음료 레드불 창업주의 손자 유위디아 오라윳이 초호화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 9월 3일 오라윳은 방콕에서 페라리를 타고 가다가 경찰이 탄 오토바이를 치고 달아났다. 경찰은 사망했다. 당시 오라윳은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경찰은 스트레스 때문에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의 주장을 참작해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그는 체포된 뒤 1만5000달러(약 1670만 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이후 변호인을 통해 자신의 몸이 좋지 않은 상황이며 업무상 국내에 있지 못해 소환 조사에 응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그가 국외에 숨어서 조용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었다.
그런데 AP통신에 따르면 사고 발생 몇 주 뒤부터 그는 회사 전용기를 타고 전 세계를 다니며 호화 생활을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분석한 결과 오라윳은 레드불 자동차 경주팀이 참여하는 전 세계 포뮬러원(F1) 관람을 즐기고 검은색 포르쉐를 타고 누볐다. 이 외에도 일본 여행을 하고 영국 런던의 미쉐린 가이드 스타 레스토랑에서 파티를 열었다. 지난달에는 라오스의 루앙프라방에서 휴가를 보냈다. 오라윳은 방콕으로 돌아가기 전에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했고, 하룻밤에 1000달러짜리 리조트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오라윳이 태국 부유층의 특권을 전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4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부는 태국을 공정한 사회로 만들고자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나 오라윳의 뺑소니 사건이 증명하 듯 태국 부유층의 부도덕함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태국 사회의 불평등에 관해 책을 낸 영국 역사학자 체리스 베이커는 오라윳이 처벌받지 않은 것에 놀라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오라윳 사건 같은 일은 너무 자주,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으며 태국 사회에 깊이 뿌리박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라윳은 태국 검찰에 다시 소환돼 목요일 검찰 출두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