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베트남의 ‘노키아’…스마트폰 생산 줄었더니 베트남 경기가 둔화

입력 2017-03-2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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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베트남 GDP 성장률 5.1%로 예상 밑돌아

▲삼성전자가 베트남 전체 경제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베트남 박닌 성 옌퐁산업단지에 있는 삼성 스마트폰 공장 앞에 갤럭시S7 엣지 광고판이 서 있다. 블룸버그

삼성전자가 베트남 전체 경제성장률을 좌지우지하는 변수가 될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 통계청은 29일(현지시간) 이번 1분기 국내총생산(GDP)가 전년 동기 대비 5.1%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조사한 8명의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모두 밑도는 것이며 중간값인 6.25%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또 1분기 GDP 성장률은 전분기의 6.68%에서도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삼성 현지 공장의 스마트폰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베트남 경제둔화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의 1분기 베트남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3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기 베트남 전체 산업생산 증가율은 3.85%로 지난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마치 과거 핀란드 경제에 노키아가 차지했던 비중을 떠올리게 한다. 삼성은 베트남 최대 수출 기업으로, 전체 수출에서 20% 비중을 차지한다. 삼성이 지난해 10월 발화 파문을 일으켰던 갤럭시노트7 생산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베트남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이 이미 제기됐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올해 남은 기간 베트남 경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글로벌 무역이 침체될 것이라는 불안도 커지고 있다. 수출 비중이 큰 베트남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여전히 전문가들은 베트남 경제를 낙관하고 있다. 세계은행(WB)은 베트남이 올해와 내년에 6% 이상의 GDP 성장률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국가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거레스 레더 선임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올해도 베트남 성장이 가속화할 것으로 본다”며 “농업생산 회복과 느슨한 통화정책, 여전히 강력한 수출 등 성장을 뒷받침해줄 요인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1분기 베트남 수출은 전년보다 12.8%, 수입은 22.4% 각각 증가했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9.2%였다. 이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4.7% 상승해 전문가 예상치 4.8%를 밑도는 등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이 이제 곧 출시할 갤럭시S8이 지난해 갤럭시노트7의 실패로 땅에 떨어진 명예를 회복시킬지가 베트남 경제에도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은 이날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에서 갤럭시S8 공개행사를 열며 다음 달 21일부터 세계 각국에서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영국 런던 소재 IT 전문매체 ‘노유어모바일(Know Your Mobile)’은 삼성 베트남 공장이 이미 갤럭시S8과 S8 플러스 초도 물량 1250만 대 생산에 착수했으며 그 중 470만 대는 3월에, 780만 대는 4월에 생산하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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