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이랜드파크의 임금체불 논란으로 지연되고 있는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공개(IPO)가 내년 상반기로 연기된다.
이규진 이랜드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일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랜드리테일의 자회사인 이랜드파크 등을 분리하는 등 선제적 기업구조 개편을 진행 한 후 내년 상반기 다시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CFO는 “이랜드파크 외식 사업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했으나, 상장 절차가 계속 지연되었다”면서 “수동적으로 기다리면서 대응하기 보다는 선제적, 주도적으로 움직여서 상장을 적극 추진하고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작년 12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자회사인 이랜드파크의 아르바이트생 임금 체납 논란이 커지면서 진행 중이던 상장예비심사가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이에 이랜드리테일은 논란이 된 자회사를 분리한 후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가치를 높여 IPO를 다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랜드리테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302억 원인데 반해 이랜드파크 등 자회사를 통합한 이랜드리테일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743억 원까지 떨어진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상장 가치가 크게 훼손되는 셈인 만큼, 자회사 분리 후 단독 상장하면 상장 가치가 크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다.
구체적으로 이랜드리테일은 보유 중이던 이랜드파크 지분 85.30%를 이랜드월드에 매각한다. 이를 위해 이랜드월드는 보유 중이던 이랜드리테일 지분 일부를 매각해 자금 3000억 원을 마련한다.
즉 '박성수 회장→이랜드월드→이랜드리테일→이랜드파크'로 이어지는 지분 구조 중 이랜드리테일과 파크의 지분관계를 끊어 리테일의 기업 본연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이렇게 되면 지분구조는 '박 회장→이랜드월드→이랜드리테일'과 '박 회장→이랜드파크'로 나눠진다.
이와 함께 지난 2014년 이랜드리테일이 발행한 전환상환우선주(RCPS) 3000억 원을 상환, 이 지분을 다시 팔아 유동성 문제를 해결한다. 이를 위해 주관사인 동부증권 및 큐리어스파트너스가 투자구조 협의 및 외부투자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현재, 투자자 실사를 진행 중인 이번 딜은 5월 중으로 투자자 의사결정이 완료 되고 6월 중 딜크로징 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이랜드리테일의 상장 시점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완료될 예정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번 딜을 통해 창사 이후 가장 큰 기업 구조 변경을 시도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빠른 시일 안에 재무구조 개선 완료와 신용등급 상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사적으로 힘을 쏟아 부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