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곳 중 23곳 전국 평균 상승률 웃돌아… 입지·인프라의 힘… 분양시장서도 완판
지난해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투기를 막기 위해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 일부 지역 등을 조정대상 지역으로 지정했지만, 해당 지역의 집값이 오히려 오르며 정부의 의도와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14일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11·3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해 11월 2일부터 지난 3월 24일까지 전국 37곳의 조정대상 지역 집값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23곳의 집값이 전국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0.48%)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집값 상승률을 보면 서울 25개구 중 △서대문구(1.28%) △강서구(1.35%) △종로구(1.58%) 등 16곳이 이 기간 전국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경기도에서도 조정대상 지역이 속해 있는 △화성(0.75%) △고양시(0.68%) 등 2개 지역의 집값이 전국 평균 상승률을 상회했다. 지방인 부산에서도 △해운대구(2.10%) △연제구(2.41%) △동래구(3.61%) △남구(2.31%) △수영구(3.10%) 등 조정대상 지역 5곳 모두 전국 평균 상승률보다 높았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11·3대책 전인 지난해 10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봇들마을 1단지 풍성신미주’(2009년 입주) 전용 83㎡의 경우 6억95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3월에는 이전보다 3200만 원 오른 7억2700만 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또한 같은 기간 서울 성동구 옥수동의 ‘래미안 옥수 리버젠’(2012년 입주) 전용 84㎡는 8억9000만 원(7층)에서 9억5600만 원(9층)으로 6600만 원 올랐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조정대상 지역의 집값 상승 이유에 대해 입지여건이 좋고,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보니 실수요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경기권 조정대상 지역의 경우 서울 업무지역으로의 접근성이나 교통, 교육, 공원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거나 관련 개발이 계획돼 있어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았다.
분양시장에서도 강화된 청약자격으로 경쟁률은 낮아졌지만, 단기간 완판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염창’은 22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166건이 접수되면서 평균 경쟁률 9.46대 1로 1순위 마감하며, 일주일 만에 완판됐다. 또한 같은 달 서울 중구 신당 11구역에서 분양한 ‘신당 KCC 스위첸’도 평균 7.4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닷새 만에 100% 계약을 마쳤다. 때문에 건설사들도 이들 지역에서의 분양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이미 조정대상 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갖추고 미래 개발 가능성 등으로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에게 선호도가 높았던 지역”이라며 “11·3 대책 이후 투자 수요가 걷히면 오히려 실수요자들에게는 이 지역들이 내 집 마련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