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자상거래(EC)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과 인터넷 인구 증가 등에 힘입어 2016년 EC 시장 규모는 2조 달러에 육박, 2020년에는 그 2배가 넘는 4조600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문제는 배송이다. 일본에서는 최대 택배업체인 야마토운수가 일손 부족을 이유로 배송 시스템을 손보는 한편, 미국 아마존닷컴은 자체 배송망을 정비하고 있다. 버튼 한 번만 눌러도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한 EC 시장이지만 기술 혁신과 배송 위기가 맞물리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여행 관련 및 이벤트 티켓을 제외한 2016년 세계 EC 시장은 1조9200억 달러(약 2166조 원)로 전년에 비해 24% 늘었다. 세계 최대의 EC 시장은 중국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한 9276억 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중국의 인터넷 인구는 7억 명을 넘었다. 특히 숫자 ‘1’이 4개 들어가는 11월 11일은 ‘독신자의 날’로서 중국 온라인 쇼핑몰 업계엔 연중 최대 대목으로 손꼽힌다. 중국 다음으로 큰 EC 시장은 미국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한 3983억 달러였다. 그 뒤는 전년보다 15% 증가한 1060억 달러의 영국이 이었고, 다음으로는 774억 달러인 일본이 차지했다. 세계 EC 시장은 2020년에는 4조6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EC 시장의 겉잡을 수 없는 성장은 물류 업계의 전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시장 자체가 확대하면서 매출에 기여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 증가하는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신문은 한 가지 해법으로 동종 업계의 경쟁사 인수를 통한 인력과 상권 확보를 제시했다. 미국 물류업체 페덱스는 작년 5월 네덜란드 물류업체인 TNT 익스프레스를 44억 유로(약 5조3940억 원)에 인수했다. 유럽에서 EC 사업을 확대하고, DHL을 보유한 도이체포스트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페덱스와 DHL, UPS 등 세계 3대 물류업체는 자본력을 무기로 세계 각지에서 영토를 넓히는 중이다.
일본의 경우, 배송시간 지정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세분화된 택배 서비스가 특징이다. 그만큼 다른 나라보다 일손 부족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이에 일본 최대 배송업체인 야마토운수는 아마존재팬 등 주요 고객과의 가격인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25일에는 9월부터 택배 기본운임을 인상할 방침을 밝혔다.
신문은 이런 배송업계의 움직임이 기존 물류 플랫폼을 발판으로 성장해온 인터넷 쇼핑몰 업체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C 시장의 성장을 주도한 미국 아마존은 자체 배송망 정비는 물론 무인항공기(드론) 배송 실험에도 착수한 상태다. 작년 말에는 비행선과 무인항공기를 결합한 배달 구상도 밝힌 바 있다.
또한 아마존은 자율주행차 전문 조직도 만들었다. 이는 배송 비용이 오를 경우, 자체 배송 플랫폼을 만들어 드론과 자율주행차로 직접 배송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의미다.
자동차 업체들도 플랫폼 경쟁에 도전한다. 세계 최대의 상용차 업체인 독일의 다임러는 지난해 9월 자사의 상용 밴과 드론, 배송로봇을 결합한 택배 서비스 구상을 발표했다. 주거 지역까지 밴으로 가고, 특정 거점에서는 로봇이 가정까지 보내주는 구조로, 차세대 물류 시스템이다.
신문은 불과 4년 만에 2배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EC 시장은 업계엔 엄청난 기회이기도 하다며 다만 급성장에 따른 성장통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