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선] 투표소 왕복 8시간…강릉 산불 이재민도 소중한 한표 행사

입력 2017-05-0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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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강원 강릉시 성산면 사무소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강릉산불 피해 지역인 성산면 유권자들이 길게 줄 선 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19대 대통령 선출을 위한 대선투표가 9일 오전 6시부터 전국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투표소까지 왕복 8시간이 걸리는 유권자, 강릉 산불에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도 이날 소중한 한표 행사에 나섰다.

대형산불이 발생한 강원 강릉과 삼척 지역 피해주민들도 이날 투표소에 나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재민들은 잠깐이나마 시름을 접어두고 투표권을 행사했다.

이날 강릉시 성산면 제1 투표소에는 이번 산불로 집을 잃은 김순태(81·강릉시 성산면 관음2리)·강순옥(79) 씨 부부가 찾아와 투표를 마쳤다. 김 씨의 집은 산불 첫날 전소해 부부가 강릉 시내 아들 집에서 지내고 있는 것을로 알려졌다.

김 씨는 연합뉴스를 통해 "집이 다 타서 정신이 하나도 없어 엄두를 못 내지만 그래도 투표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라고 전했다.

집 일부가 산불에 소실된 홀몸노인 김재옥(82·여·성산면 어흘리) 씨도 성산면 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했다. 이날 강릉시선거관리위원회는 성산면 일대의 산불피해 지역 주민이 투표에 불편함이 없도록 마을을 순회하는 버스를 운행하기도 했다.

설악산 고지대 대피소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이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날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고지대 대피소인 중청과 소청대피소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빠짐없이 주권을 행사했다. 9명의 직원이 생활하는 중청대피소의 경우 이날 근무자 3명이 이미 사전투표를 마쳤다. 나머지 6명은 대피소에서 하산해 각자 거주지에서 투표했다고 공원사무소가 밝혔다.

6명이 생활하는 소청대피소도 선거일 근무자 2명을 제외한 4명이 하산해 거주지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선거일 근무자 2명도 앞서 사전투표했다.

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하산하는데 3∼4시간씩 걸리고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곳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선거 때마다 직원들은 국민에게 주어진 소중한 권리를 포기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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