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무능 지적 많아”.. 체제 개편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금융감독 체계에는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 정책 기능은 정부에 흡수되고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 기능은 사실상 금융감독원 쪽으로 일원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11일 금융업계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출범한 금융위원회를 해체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은 기획재정부의 조세, 국고 등의 업무와 묶어 재정금융부를 신설하는 안이다. 또 금융감독위원회를 금융감독원에 신설해 금융위가 갖고 있던 감독 기능을 이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안은 이미 더불어민주당 초ㆍ재선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와 더미래연구소가 내놓은 내용이다. 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이 금융정책과 감독 기능의 분리를 제시한 것은 금융감독의 이원적 기관 구조로 비효율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 기능이 조직 문화가 다른 금융위와 금감원으로 나눠져있다 보니 두 기관의 영역 다툼과 관련한 소모적 분란이 지속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경제민주화 태스크포스 팀장인 최운열 의원이 금융감독 체계 개편안을 주도하고 있다. 김홍범 경상대 교수도 “불량 지배구조로 금융감독 기능이 금융정책이나 경기정책, 정치에 종속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두 기능을 분리해야만 정책이 감독에 앞서는 유인이 사라진다는 주장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금융위의 잇따른 정책 실패도 개편이 유력시되는 배경이다. 기업 구조조정에서는 한진해운의 파산 사태에 이은 올해 한 달짜리 벼락치기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등이 금융위의 정책 오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도 감독과 정책 기능이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란 평가도 나온다. 가계부채 급등과 관련해서는 금융위가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여론도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여당 관계자는 “대우조선을 살리는 정책은 유지되겠지만 부실 책임과 또 다시 대규모 자금이 들어간 정책 오판 과정은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보호와 관련해서는 금융소비자보호원이 신설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비자 보호와 연관된 감독 권한은 금융소비자보호원이 갖게 해 해당 기능을 더욱 강화하려는 뜻이다.
다만 금융감독 체계 개편은 법 개정이 필요한 점 등의 이유로 여소야대인 문재인 정부가 단기간 내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