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랭킹 1위의 바둑기사 커제(柯潔) 9단이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바둑 대결을 벌인다. 커제 9단은 사전 인터뷰를 통해 이미 역부족을 시인했다.
22일 홍콩 봉황망와 연합뉴스 보도 등에 따르면 커제 9단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내심으로는 내가 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나 역시 매우 어려운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커제 9단은 "알파고가 연초 '마스터'라는 아이디로 바둑고수들을 60연패 시킨 것은 정말 굉장한 일이었다"며 "그의 많은 수가 우리 바둑 기사는 물론이고 수천 년의 바둑 기보를 뛰어넘는 것들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전에는 알파고의 많은 수가 인간의 것이었지만 지금은 신선이 두는 수처럼 느껴진다"며 "현재 나도 알파고의 앞서간 수를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실토했다.
그러면서도 커 9단은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나도 상대에게 최소한의 압력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를 굴복시킬 수 있는 것은 바둑판 위에서만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구리(古力) 9단이 이번 대국에서 커 9단의 승률을 10%로 예측한 데 대해 "비교적 객관적이지만 지나치게 극단적인 평가로 보인다"며 "승률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면 100% 지는 것이고 이기면 100% 이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 딥마인드와 중국바둑협회는 23일부터 27일까지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에서 '바둑의 미래 서밋'을 열어 커 9단과 알파고간 일대일 바둑 3번기와 알파고가 낀 상담기, 단체전 등 행사를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