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 내년 3월까지 연장 합의했지만 감산폭 확대 언급 없어 실망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다음 달까지였던 감산 합의 기한을 내년 3월까지로 연장했음에도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OPEC의 감산 연장은 기정사실이었던 만큼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는 소식이 없었던 탓이라고 25일(현지시간) 마켓워치가 전했다.
OPEC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172차 정례 총회를 열고 감산 기한을 9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내년 3월까지 감산을 이어가기로 합의한 것이다. 지난해 OPEC 13개 회원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11개 비OPEC 산유국은 일일 18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다.
OPEC은 감산을 연장하면 내년 3월까지 원유 재고량이 최근 5년 평균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팔리 에너지 장관은 “감산 기한을 9개월, 1년까지 연장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했는데 9개월 연장이 최선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OPEC이 감산을 연장한다고 했지만 이날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4.8%(2.46달러) 하락한 배럴당 48.9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4일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7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4.6%(2.50달러) 떨어진 배럴당 51.46달러를 나타냈다. OPEC 총회에 앞서 OPEC의 맹주인 사우디와 비OPEC 산유국의 대표격인 러시아가 감산 연장 의지를 밝힌 탓이다. 감산 연장이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새로운 소식이 없자 시장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씽크마켓츠의 니암 아슬람 애널리스트는 “OPEC 회의 이후에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는 새로운 소식이 없었다”며 “OPEC이 감산을 얼마나 연장할지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공급 과잉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이 셰일유 공급을 급속하게 늘리며 OPEC의 감산 효과를 상쇄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런 만큼 OPEC의 감산 연장 여부보다 미국의 원유 재고량을 낮추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TS롬바르드의 콘스탄티노스 베네티스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유가는 더 복잡한 양상을 띨 것”이라며 “OPEC의 결정은 원유 수급 균형을 이루는 데 현재로서는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JBC에너지그룹의 요하네스 베니그니 대표는 “현재 시장은 그리 비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지만 나는 2019년까지 원유가 수요와 공급 균형을 이루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