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막내아들 배런과 함께 백악관에 입주하자 환호성을 지른 이들이 있다. 바로 뉴욕 맨해튼 5번가 일대 상점들이다.
멜라니아 여사와 배런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5개월 만인 11일(현지시간) 백악관으로 거처를 옮겼다. 배런과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가 취임하고 나서도 뉴욕 맨해튼에 있는 트럼프타워에 거주해왔다. 11살인 배런의 학교 문제 때문에 작년 11월 트럼프 인수위원회 측은 워싱턴D.C의 백악관으로 이사를 미룬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대통령 내외가 취임 뒤 바로 백악관에 입주하지 않는 일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세간의 시선을 끌었다. 트럼프는 취임 뒤 백악관에서 혼자 지내며 업무를 봤다.
멜라니아의 백악관 입주로 한동안 고객 발길이 끊겼던 맨해튼 5번가 인근 상점들은 다시 웃을 수 있게 됐다. 뉴욕 시민들에게도 멜라니아의 이사는 희소식일 것이라고 BBC가 전했다. 트럼프타워가 있는 맨해튼 5번가는 그동안 경비가 강화된 탓에 교통 체증이 악화했다. 반(反) 트럼프 시위대가 연일 출연하면서 주변 분위기도 바뀌었다. 삼엄한 경비와 시위로 통행이 어려워지자 주변 상점들은 울상을 지었다.
특히 트럼프타워 바로 옆 건물에 있는 고급 보석 브랜드 티파니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맨해튼 5번가에 있는 티파니 플래그십 스토어는 전 세계 티파니 매출의 약 10%를 차지한다. 그런데 지난 회계 3분기(8~10월) 티파니의 동일 매장 매출 비율은 전년 대비 2% 감소했고, 4분기(11~1월) 매출 비율은 7% 감소했다. 2016 회계 연도 매출은 전년 대비 11% 줄었다. 경찰 경비와 시위대 등의 영향으로 티파니 매장으로 향하는 손님들 발길이 끊긴 것이라고 선데이익스프레스는 분석했다.
지난 2월 티파니의 프레드릭 쿠메널 전 최고경영자(CEO)가 자리에서 물러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당시 티파니 측은 쿠메널의 사임 이유를 언급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저조한 연말 매출이 사임 배경으로 꼽힌다고 추측했다. 티파니가 연말 특수를 누리지 못한 것은 트럼프타워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맨해튼 5번가 주변에는 티파니뿐 아니라 디올, 펜디, 구찌, 버버리, 에스까다 등 명품 업체들이 즐비하다. 지난 1월 트럼프가 취임하면서 이들 매장에 다시 손님이 찾아들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으나 멜라니아 여사와 막내아들 배런이 계속 트럼프타워 머물면서 삼엄한 경비는 여전했다. 이제 트럼프타워의 펜트하우스가 완전히 비워져 5번가 일대 명품업체를 찾는 발걸음도 분주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