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임원 비중 50%…차별 없는 역량평가… 후배 양성 프로그램 ‘석세션 플랜’ 운영
농심켈로그는 시리얼 전문 식품회사로, 미국 미시건 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켈로그와 농심의 합작으로 1980년 3월 세워졌다. 지분의 90%를 미국 켈로그가 소유하고 있어 사실상 외국계 기업이다. 다만 농심이 유통부문을 담당하는 합작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1983년 9월 경기도 안성에 공장을 설립해 국내 최초로 콘푸레이크를 생산한 이래, 스페셜K, 아몬드푸레이크, 첵스초코, 리얼그래놀라 등 9개 브랜드 18가지 제품을 제조ㆍ판매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프록터 앤드 갬블(P&G)사로부터 프링글스를 인수하며 사업을 확대,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농심켈로그는 여성친화기업을 넘어서 양성평등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유리천장이 두터운 국내 기업과 달리 여성임원 비중은 50%에 달하며, 서울 본사의 경우 여성직원이 40%를 차지하고 있다. 시차출퇴근제, 금요일 5시 퇴근제 등 여성을 존중하는 다양한 제도가 운영 중이다. 2015년 12월에는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기도 했다.
농심켈로그 본사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포스코P&S타워 15층에 자리하고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입구에 들어서면 은색빛 벽면 위에 붉은색 영문으로 적힌 ‘Kellogg's(켈로그)’ CI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쪽 벽면에는 약 30가지의 켈로그 제품이 3단으로 가지런히 진열돼 있어 마치 스낵 전시장을 연상케 한다.
농심켈로그는 여성 직원들이 모여 회의하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찾아볼 수 있다. 출산 여성을 위한 휴게공간인 ‘맘스룸’ 등 여성을 위한 장치들도 곳곳에 보인다.
특히 눈에 들어온 건 사내 게시판에 붙여진 ‘팀에서 새롭게 부모가 된 직원 지원하기’ 글이다. 관리자 헬프데스크라는 상단 머릿글을 보니 팀장급 이상에게 보내는 공개 메시지다. 부모가 된 직원이 ‘일ㆍ가정양립’을 원만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조직차원에서 이해하고 지원하라는 내용이다. △유연근무에 따른 합의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열린 커뮤니케이션으로 상호 신뢰 구축하기 △피플 매니저가 되기 위해 노력하기 △윈-윈 상황에 대한 사례를 답습하기 등 4가지 구체적인 방법론이 설명돼 있다.
사무실 복도를 따라가면 ‘오픈 포 브랙퍼스트(OPEN for Breakfast)’라는 푯말이 걸려있는 공간이 등장한다. 글귀에서 알 수 있듯 테헤란로 고층빌딩 숲을 보면서 모닝커피나 아침을 챙겨먹을 수 있는 장소다. 직원들 사이에선 구내식당이라는 뜻의 ‘캔틴(canteen)’으로 불린다. 내부는 마치 집의 부엌을 옮겨놓은 것처럼 꾸며놓았다. 대형 냉장고와 정수기, 싱크대 위엔 커피머신과 컵, 물병 등이 놓여있다. 진열대엔 형형색색 시리얼이 담긴 붉은 통이 줄지어 있다.
송혜경 PR부문 이사는 “캔틴은 신제품을 비롯한 다양한 시리얼 제품과 우유, 두유, 주스 등 음료가 구비돼 있어 직원들이 아침식사와 간단한 점심, 간식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면서 “사무실 내 가장 위치가 좋은 창가 쪽에 마련돼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쾌적하게 리프레쉬하기 좋다”고 밝혔다.
농심켈로그는 ‘PDP(Performance & Development Plan) 평가시스템’을 기본으로 성별에 상관없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해 남녀임원 비율을 5 대5로 동등하게 만들었다. ‘석세션 플랜(Succession Plan)’이라는 후배양성프로그램을 통해 차세대 리더도 육성하고 있다. 현재 직위에서 커리어 목표를 세우고, 그에 따른 경력계발 계획 등을 세심히 검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천미연 인사부문 상무는 “차별과 편견 없이 인력자원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 농심켈로그의 특징”이라며 “올해에는 무의식중에 가질 수 있는 편견이나 차별 등을 되짚어보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무의식의 편견 워크숍(Unconscious Bias workshop)’을 전 부서장 대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