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기업과의 거래 자제 촉구…중국 대표단, 공동 기자회견 하지 않고 회담장 떠나
미국이 중국과의 첫 외교ㆍ안보 대화에서 대북한 압박을 더욱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미ㆍ중 정부는 2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외교ㆍ안보 대화를 갖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문제를 가장 큰 이슈로 다뤘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중국은 양제츠 외교 담당 국무위원과 팡펑후이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이 각각 대화 대표로 나섰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대화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절박한 위협”이라며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기업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이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둔 듯 “북한은 무기 개발 자금을 모으기 위해 여러 범죄에 기업들을 참여시키고 있다”며 “이런 자금줄을 끊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매티스 장관은 같은 기자회견에서 “미국 국민은 북한의 잇따른 도발 행위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며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노력에도 문제가 해결되고 있지 않다고 트위터로 밝힌 것은 북한에서 수감된 끝에 사망한 우리 대학생 사건이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에서 혼수상태로 풀려나 결국 최근 숨진 오토 웜비어 건을 지적한 것이다.
중국 대표단은 회의 종료 후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회담장을 떠나 대화 분위기가 경직되고 의견 대립이 심했음을 나타냈다. 미국 측이 의욕을 보였던 공동성명도 없었다.
중국 언론들은 자국 대표들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시키려면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군사훈련 등 압박도 중지하는 등 쌍방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또 북한과의 대화 노선을 복원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비쳐 양국의 시각차가 컸음을 시사했다.
양국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추진 중인 군사 거점화 문제도 논의했다. 틸러슨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북한과 별도로 남중국해 문제에서도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측은 자국 영토와 해양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외교ㆍ안보 대화는 지난 4월 트럼프와 시진핑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4개 장관급 대화 중 하나다. 이밖에 포괄적 경제대화와 법 집행ㆍ사이버 보안 대화, 사회ㆍ문화 등 세 가지가 있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에는 연 1회 전략ㆍ경제 대화를 개최해 포괄적으로 각종 사안을 다뤘는데 분야를 좀 더 세분화하기로 했다. 올여름에는 무역 문제 등을 취급하는 포괄적 경제대화가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