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의 영국 정부 대표를 맡은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장관이 테리사 메이 사퇴를 주장하는 여당 보수당 내 세력에 일침을 가했다.
데이비스 장관은 25일(현지시간)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재멋대로 총리를 흔드는 것을 멈추고 일상에 복귀해야 한다”면서 “우리의 일은 총리를 보필하고 브렉시트 협상을 진행하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이 총리가 신중하며 용감하고 좋은 국가 지도자라면서 “그녀가 좋은 총리라는 것은 매우 분명하다”면서도 “메이 총리가 현재 많은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브렉시트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내 총리직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것은 “재앙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메이 총리는 이달 초 총선에서 자신이 이끄는 보수당이 참패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정치적 위기에 몰려 있다. 보수당 내 일부 의원들은 메이 총리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며 이런 가운데 일부 각료가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이 메이의 후임으로 총리에 올라 데이비스 장관과 연합해 과도내각을 이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즉 브렉시트 강경파인 데이비스 장관과 소프트 브렉시트를 선호하는 해먼드 장관이 연합해 브렉시트 정국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인 셈이다. 이 같은 관측에는 일찍이 총리 후보로 거론됐던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이 차기 총리직에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EU와 본격적인 브렉시트 협상을 개시한 데이비스 장관은 EU 단일시장을 떠나는 것과 관련해 EU 측과 영국이 유리한 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는 기존의 주장에서 다소 후퇴했다고 FT는 지적했다. 그는 브렉시트 이후 무역 협상을 확정 짓는 것과 관련해 100% 확신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