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진료실을 찾은 최진현(가명, 44세) 씨는 극심한 안구건조증으로 눈을 뜨기 힘들어, 좋아하는 골프는 물론 사무 업무에도 불편이 크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매일 여덟 시간씩 여름에는 흔히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안구건조증이 덜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대부분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틀어져 있는 건조한 실내에서 생활해 여름에도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안구건조증은 40대 이후 중년에게 특히 더 취약한 질환이다. 중년기는 신체적으로 노화가 빨라지는 시기다. 눈물 분비량은 줄고 눈 속 근육의 탄력성이 떨어져 수정체를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니 눈이 쉽게 피로해진다. 중년부터 갱년기로 들어서면서 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항상 뻑뻑하고 침침한 눈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안구건조증은 건성안증후군 또는 눈마름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우리가 눈을 부드럽게 감았다 떴다 할 수 있는 것은 눈물이 기름칠한 듯 안구와 눈꺼풀 사이에서 윤활유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눈물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증발하면 이물감과 간지러움, 충혈, 눈이 뻑뻑해 뜨고 감기 힘든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장시간 동안 TV, 스마트폰 등의 화면을 보면서 눈을 잘 깜빡이지 않는다거나 건조하고 환기가 되지 않는 환경에서 오래 생활하면 발병하기 쉽다.
안구건조증 예방을 위해서는 틈틈이 눈을 쉬게 해야 한다. 생각날 때마다 눈도장 스트레칭을 해주면 더욱 좋다. 창 밖의 먼 곳을 바라보며 눈꺼풀을 의식적으로 꾹 감는다. 도심보다는 먼 곳에 바라볼 것이 많은 근교로 라운드를 나갈 때가 기회다. 가까운 거리의 공만 집중해서 보기보다 먼 풍경의 나무를 하나 골라 바라보면서 눈도장 스트레칭을 하면 눈근육이 더욱 잘 풀린다. 엄지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지압하면 눈 주변 혈액순환을 촉진해 좋다. 컴퓨터, 스마트폰, TV 등을 볼 때는 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여 주고 필요하다면 인공누액을 약사의 지침에 따라 점안한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쐴 때는 눈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실내에서 오랜 시간 머물 때는 3시간마다 15분씩 환기해 실내 습도를 조절한다.
눈에 좋은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베리류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안토시아닌은 망막과 동공의 작용을 좋게 해 눈의 이물감과 뻑뻑한 느낌을 덜어준다. 비타민A는 안구 표면의 점막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당근, 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에도 많이 들어 있으니 꾸준히 섭취하면 좋다.
평소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교정하면 안구건조증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중년부터 가속화되는 눈의 노화를 완벽히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노안이 찾아오며 황반변성, 망막혈관폐쇄 등 망막 질환이 발병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중년 이후에는 6개월에 한 번씩 안과검진을 받는 것을 권한다. 온누리스마일안과 김부기 원장(안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