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스피커에서 좋아하는 아이돌의 목소리가 나오고, 그들의 콘서트를 가상현실로 즐긴다. AI(인공지능)와 AR·VR(증강·가상현실) 엔터테인먼트 시대가 도래했다.
17일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와 SK텔레콤(이하 SKT)이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계열사 지분에 공동 투자한다. SKT가 에스엠 자회사 SM C&C의 2대 주주가 되고, 에스엠이 SKT 계열사 아이리버 2대 주주가 돼 차세대 콘텐츠 사업을 긴밀하게 협력해 나간다.
에스엠과 SKT의 만남이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단순히 통신사 1위와 엔터사 1위 기업이 만난 것에서 나아가 이들이 만들어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있다.
SKT는 AI 및 AR, VR 등 미디어 기술, 휴대용 오디오 등 음악 디바이스 제작(아이리버) 등에 풍부한 역량을 갖고 있다. 에스엠은 지적재산권과 콘텐츠 제작 역량, 그리고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고, SKT가 2대 주주로 등극할 SM C&C는 연예 매니지먼트 및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제작까지 하고 있다.
SKT 기술과 에스엠의 콘텐츠가 결합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SKT 역시 이번 협업 소식을 전하면서 "에스엠과 협력으로 콘텐츠 특화 디바이스 등 한류 특화 상품, 플랫폼 사업 등으로 5년내 10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장 아이리버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아스텔앤컨(Astell&Kern)의 헤드셋에 SM엔터 소속가수 엑소(EXO) 로고를 새긴다거나 샤이니의 목소리가 담긴 AI 스피커를 출시를 기대할 수 있다.
스타를 활용한 마케팅도 가능하다. 또 AR·VR을 활용한 가상 콘서트, 스타 팬미팅 콘텐츠 등 ICT와 문화콘텐츠가 융합된 개인 맞춤형 서비스도 선보여질 수 있다.
더불어 SKT의 SKT플래닛 광고 사업부가 SM C&C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일본의 덴츠(Dentsu)를 벤치마크한 새로운 광고 비즈니스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 최대 광고 대행사 덴츠는 전통적인 광고 사업에서 나아가 콘텐츠 기획 단계부터 광고주로 부터 투자를 받아 영상, 콘텐츠 제작, 배급까지 직접 참여하는 사업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콘텐츠의 질은 높이고, 광고 단가를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SM C&C의 연예인 등 인적 자원과, 제작 인프라에 SK 플래닛 광고사업 노하우가 더해지면서 이전과는 다른 광고 모델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중국, 동남아 광고 시장 진출도 계획한다는 입장이다. SK플래닛의 광고사업 부문 분할은 8월 말 SK플래닛 주총 승인 과정을 거쳐 오는 10월까지 SM C&C가 인수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