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이 길어지면서 요즘은 새벽 5시만 되어도 날이 밝다. 이제부터는 오전 6시 이전 티오프도 얼마든지 가능해 지는 시기다. 골퍼들로서는 부킹도 한결 수월해지고, 이른 아침 라운딩으로 시간을 아끼며 골프를 즐기는 최적기를 맞은 셈이다.
본격 새벽 라운딩의 시즌을 맞아 꼭 살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몸의 경직 문제다. 아무리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이어도 새벽 공기는 선선하다 못해 일부 산악 골프장은 쌀쌀함마저 감돈다. 경험적으로 봤을 때 5시 30분에서 6시쯤 티오프를 하려면 적어도 3~4시에 일어나 이동을 해야 하는 만큼 수면 부족과 피로가 누적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아직 쌀쌀한 날씨, 그리고 몸이 온전히 깨어나지 않은 상태에서의 라운드는 스코어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통증이나 부상이 생길 가능성이 커 마음을 놓으면 안 된다.
새벽에 첫 라운드를 시작하는 골퍼들은 반드시 첫 티샷 전 스트레칭 종류와 시간을 2배 정도 늘리는 것이 좋다. 이른 아침이라 시간이 빠듯할 수 있지만 오히려 여유를 가지고 스윙 전 스트레칭을 충분하게 해야 한다.
스트레칭의 핵심은 체온 상승, 관절과 근육 유연성, 회전각 확보 등 3가지다. 먼저 부위별 스트레칭에 앞서 워밍업을 위해 약간의 숨이 차는 정도로 제자리 뛰기를 10~20회 정도 먼저 하면 굳어 있는 몸이 훨씬 빨리 풀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런 다음 등, 허벅지와 엉덩이, 허리 등 큰 근육이 있는 관절부터 시작해 어깨, 목, 손목, 발목의 순서로 작은 관절 부위를 돌려 마디가 잘 돌아가게 해주는 것이 포인트다. 골프스윙은 등근육과 엉덩이 근육이 핵심이다. 이 두 개의 큰 근육을 먼저 충분히 늘리는 것이 그날 스코어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척추를 빙글빙글 돌리는 동작은 삼가야 한다.
마지막은 회전각을 확보하기 위한 스트레칭이다. 간혹, 스트레칭을 한다며 카트에 오자마자 아이언 여러 개를 꺼내 들거나 야구방망이 모양의 연습용 도구로 느닷없이 큰 스윙을 힘껏 하는 골퍼를 볼 수 있다. 이러한 벼락같은 연습 스윙은 오히려 근육 경직과 수축을 불러오며, 잘못되면 급성 디스크나 허리 염좌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처음부터 많은 회전을 주지 말고 짧은 아이언으로 가벼운 스윙을 반복하며 조금씩 회전각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모든 스트레칭 과정은 강하게 힘을 주고 시작하지 말고 ‘천천히 부드럽게’ 시작해 같은 동작을 10초 정도 유지하고, 이를 2~3차례 반복하는 것이 더 낫다. 의욕에 앞서 지나치게 반동을 주는 것을 피해야 하고, 스트레칭 동작을 하면서 호흡을 멈추지 말고 편안하게 유지해야 한다.
첫 티샷 전 캐디의 요구로 마지못해 따라하는 의무적인 스트레칭은 이제 그만하자. 자신의 몸을 보호하며 좋아하는 골프를 건강하게 오래 즐긴다는 목표로, 세심하고 충분하게 스트레칭을 한다면 새벽 골프의 어색한 스윙도 이제 확실히 줄어들 것이다. 연세바른병원 원장 (신경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