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20일(현지시간) 그리스에 대한 18억 달러(약 2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원칙적으로 승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IMF는 18억 달러 규모의 대기성 차관 지원을 원칙적으로 승인했다. 이는 2년 만에 처음으로 IMF가 그리스에 장기 구제금융 지급을 조건부로 승인한 것이다. 대기성 대출 약정은 IMF가 재정위기에 빠진 나라에 단기 유동성을 지원하는 수단이다. 이를 지원 받은 나라는 재정안정과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다만, IMF는 이번 차관에 대한 원칙적 승인과 관련해 유럽 채권단이 그리스의 채무 부담에 대한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때까지 차관을 지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즉 유럽 채권단이 그리스의 부채 탕감이 이뤄지기 전까지 구제금융 자금 지급을 미루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성명을 내고 “해당 지원 프로그램은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번영하는 데 필요한 대대적인 구조개혁을 진행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하는 동시에 그리스의 유럽 채권국에는 그리스의 채무 지속 가능성을 복원할 수 있도록 부채를 탕감할 수 있는 프레임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가르드 IMF 총재는 그간 그리스의 채무 부담이 지속 불가능하며 유럽 채권국의 부채탕감이 있기 전까지 구제금융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IMF는 이날 결정으로 그리스 구제금융 참여 여부를 둘러싼 2년간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앞서 IMF는 지난 6월 유로존의 구제금융 기금인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의 그리스에 대한 85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분할금을 지급에 조건적 참여를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