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피디아·프라이스라인그룹, 호텔 대신 숙박 렌털에 눈 돌려
숙박 공유서비스 업체인 에어비엔비의 성장에 미국 호텔 예약 서비스 업체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숙박 임대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대표적인 호텔 예약 서비스 전문 업체인 익스피디아와 프라이스라인그룹이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익스피디아와 프라이스라인그룹은 지난 20여 년간 호텔 예약 서비스 시장을 주도해왔다. 그런데 최근 단기 숙박 임대 시장이 성장하면서 두 업체는 고객들을 빼앗길 위기에 놓였다. 여행 산업 조사 기관인 포커스라이트에 따르면 에어비앤비와 같은 숙박 임대 시장은 미국의 호텔 시장 규모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나 2015년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미국의 숙박 임대 시장은 2015년에 비해 11% 증가했다. 올해는 8%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시장 규모는 340억 달러(약 38조256억 원)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 호텔 업계는 작년에 2015년 대비 5% 성장했다. 포커스라이트는 올해 미국 호텔 시장의 성장률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스쿼해나인터내셔널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된 전 세계 숙박 시설은 전체 숙박 시설의 15%를 차지했다. 반면 익스피디아는 12%, 프라이스라인 9%였다.
두 업체는 몇 년 전부터 위기감을 의식해 숙박 임대 사업에 역점을 두기 시작했다. 익스피디아가 지난 2015년 숙박 임대 업체 홈어웨이를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익스피디아의 다라 코스로샤히 최고경영자(CEO)는 “숙박 임대 산업은 현재 매우 초기 단계에 있다고 본다”며 “다만 공급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매우 중요한 가치를 구현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라이스라인그룹의 자회사인 부킹닷컴은 최근 몇 년 사이 예약 리스트에 올리는 숙박 업체 중 렌털 업체를 호텔보다 2배 늘렸다. 프라이스라인그룹의 글렌 포겔 CEO는 “호텔 대신 숙박 임대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숙박 형태가 변했기 때문이 아니라 쉽게 렌털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사람들의 잠재된 욕구를 일깨웠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에어비앤비의 닉 패스 대변인은 “전통적인 숙박 업체와 달리 에어비앤비는 여행자에게 독특한 숙박 시설과 경험을 제공한다”며 에어비앤비의 강점을 설명했다. 호텔은 24시간 프런트 데스크가 갖춰져 있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자랑한다. 그러나 그곳에서의 경험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진 못한다. 에어비앤비는 상업화되지 않은 숙박 시설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이용자가 기대 이상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다만 호텔처럼 바로 숙박을 예약하고자 하는 수요에 부응하고자 작년에 에어비엔비는 바로 예약 가능한 숙박 시설 비중을 기존의 두 배로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