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카오뱅크가 해외송금 수수료를 시중은행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내리면서 그동안 시중은행들이 해외송금 수수료를 두고 상대적으로 폭리를 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소비자가 내는 해외송금 수수료에서 국내 시중은행이 가져가는 이익은 송금수수료와 전신료로 전체 해외송금 수수료의 20~30%대를 차지한다. 5000달러를 은행 창구에서 송금할 시, 전체 송금비용 약 5만 원에서 송금수수료 1만 원, 전신료는 8000원을 부담해야 한다.
전신료는 해외로 돈 보낼 때 사용하는 전 세계 국제결제망(스위프트)을 사용하는 비용이다. 소비자가 해외송금할 때 내는 수수료는 송금수수료, 전신료, 중개수수료, 수취수수료로 총 4가지다.
중개수수료는 국내 송금 은행과 돈을 받는 해외 현지은행을 연결해주는 대가로 중개은행이 얻는 이익이다. 수취수수료는 돈을 찾는 사람이 부담하는 비용으로 현지은행에 돌아간다.
카카오뱅크는 송금수수료는 일반 시중은행(모바일)과 비슷하지만 나머지 3가지는 면제해준다. 이에 소비자가 내는 총 해외송금 비용은 5000달러 송금 시 5000원에 불과하다. 이는 시중은행 창구의 해외송금 비용(5만원대)의 10분의 1이다.
국내 시중은행들의 해외송금 수수료가 비싼 것은 스위프트라는 고비용 결제망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 망을 이용하면 별도의 중개은행을 거쳐야 하고, 망 사용료도 내야 해 소비자가 내는 비용이 늘어난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스위프트 망이 아닌, 사설망(씨티그룹 제휴)을 이용한다. 전 세계에 송금망을 가지고 있는 씨티그룹과 개별 제휴를 맺어 전신료, 중개·수취수수료 비용을 아예 없앴다.
최근 하나은행은 ‘원큐 트랜스퍼’등 스위프트 망을 이용하지 않는 간편송금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 서비스는 전신료와 중개료를 받지 않아 총 송금비용이 5000~7000원으로 저렴하다.
이에 다른 시중은행들은 해외송금 수수료를 못 내린 것이 아니라 안 내린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이제서야 은행 마진인 송금수수료와 전신료를 내리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내릴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