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개인 장학 재단을 운영하며 기부왕이라 불리는 이종환(93) 관정이종환교육재단 이사장(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이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27일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제주 서부경찰서는 24일 폭행 혐의로 이종환 이사장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이종환 이사장은 4월 30일 밤 제주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중소기업 대표 A(52)씨를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주먹으로 가슴 등을 구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모습은 단지 내 폐쇄 회로(CCTV)에 담겼다.
A씨는 5월 이종환 이사장을 폭행 및 협박,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폭행 혐의 외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로 보냈다.
A씨는 2013년부터 이종환 이사장과 사업 관계로 알고 지낸 사이로 알려졌다. 그는 "이종환 이사장은 200억 원 사업 투자를 해주는 대신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해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말했으며, "사건 당일도 투자 약속을 지켜달라고 하자 이종환 이사장은 폭행하면서 '이 X은 더러운 꽃뱀, 창녀'라고 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관정재단 관계자는 "실랑이는 있었지만 직접적인 폭행은 없었고 투자를 약속한 적도 없었다"며 A씨를 폭행, 감금, 강요, 공갈 미수, 무고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맞고소했다고 설명했다.
1959년 삼영화학공업 주식회사를 세운 이종환 이사장은 2000년 사재를 털어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현재 기금 8000억 원 규모로 아시아 최대 개인 장학 재단이다. 이종환 이사장은 2012년 서울대학교에 600억 원을 기부해 자신의 호를 딴 '관정도서관'을 지은 바 있다. 이에 이조환 이사장은 기부 공로로 2009년 청와대에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