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스카라무치 미국 백악관 공보국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경질됐다. 임명된 지 열흘도 안돼 해임되면서 초단명 공보국장이라는 오명을 떠안게 됐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앤서니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느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 대한 부담을 켈리 비서실장이 지기를 원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월가 골드만삭스의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스카라무치 국장은 지난해 미국 대선 트럼프 캠프에서 선거자금 모금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백악관 입성을 노렸지만, 라인스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의 반대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
스카라무치 국장은 열흘도 안 되는 짧은 재임기간 여러 백악관 인사들과 갈등을 빚으며 트러블 메이커로 등극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백악관 공보국장으로 앉히자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1일 해당 결정에 반발해 사임의사를 밝혔다. 스카라무치 국장은 백악관에 들어서자마자 앙숙이었던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을 집중 저격했다. 그는 자신의 재정기록이 언론에 유출된 것이 프리버스 탓이라며 “그는 곧 사임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지난 27일 미 잡지 ‘뉴요커’ 인터뷰에서는 “라인스는 망할 편집적 조현병 환자”라며 원색적으로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결국 권력다툼에서 밀려난 프리버스는 지난달 28일 경질됐고 후임으로는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이 올라서게 됐다.
이번 스카라무치 해임 결정은 존 켈리 신임 백악관 비서실장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4성 장군 출신의 켈리는 트럼프는 물론 맏딸 이방카와 백악관 선임고문인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지지와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스카라무치의 갑작스러운 경질은 규율과 질서를 중요시하는 켈리 비서실장이 백악관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스카라무치 전 국장이 백악관을 완전히 떠날지는 미지수다. 이날 샌더스 대변인은 이번 결정 이후 스카라무치 국장은 백악관에서 다른 지위를 맡지 않고 있다고 말했지만 스카라무치가 미국 수출입은행 수석 부은행장 자리 유지를 요청했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