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폰 잇단 출시로 지난달 66만명 이동...알뜰폰 가입자 이통 3사로 유출
지난달 이동통신시장의 번호이동이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과열이 없었던 대신 알뜰폰 가입자가 대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기존 이통사로 몰리면서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의 번호이동 건수(알뜰폰 내 이동 포함)는 66만7187건으로 2015년 1월 75만6654건을 기록한 이후 가장 많았다. 올해 상반기 한 달 평균 번호이동(54만8693건)과 비교해도 21.6% 증가한 수치다.
불법 보조금 살포를 통한 시장 과열이나 전략 프리미엄폰 출시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더구나 이달 들어 매주 일요일 전산 휴무가 시행돼 개통 일수는 이전보다 줄었는데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노트FE를 비롯해 SK텔레콤 전용 갤럭시A7, KT 전용 갤럭시J7 등 30만∼60만원대 중저가폰들이 잇따라 출시되며 번호이동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체 별로는 SK텔레콤은 2014년 10월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월별 번호이동 가입자가 순증했다. 지난달 SK텔레콤으로 옮긴 가입자는 24만678명으로 SK텔레콤에서 빠져나간 가입자 23만9292명보다 1386명 많았다.
같은 기간 KT는 1451명 순감했고, LG유플러스는 3922명 순증했다.
알뜰폰은 처음으로 이통 3사로 빠져나간 고객이 3사에서 유입되는 고객보다 많았다. 지난달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옮겨간 고객은 6만3113명으로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고객 5만9256명보다 3857명 많았다.
일반적으로 알뜰폰은 이통 3사 대비 요금이 30∼40% 저렴해 이통 3사로부터 유입되는 고객이 많다. 하지만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고, 20% 요금할인으로 이통 3사 고객의 요금 부담이 줄면서 성장세가 둔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통 3사가 알뜰폰 가입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한 것도 한 몫했다.
알뜰폰은 지난 5월 기준 713만3234명으로 집계됐다. 가입자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점유율은 정체되면서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같은 기간 알뜰폰 점유율은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11.4%다. △2013년 4.5% △2014년 8.0% △2015년 10.0%으로 2014년을 정점으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