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트럼프, 장남에 거짓 해명 지시”…접고 들어간 트럼프

입력 2017-08-0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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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의혹 보도에 트럼프 일부 인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 주니어의 러시아 회담을 해명하는 데 관여한 사실을 1일(현지시간) 인정했다. 사진 =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에게 작년 러시아 인사와의 회동을 거짓 해명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이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트럼프 주니어의 러시아 회담을 해명하는 데 관여했다”고 밝혔다. 다만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는 회담에 참여한 당사자가 아닌 트럼프 주니어의 아버지로서 제한적인 정보를 갖고 관여한 것”이라며 설명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민주당에서는 이 사안을 계속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려고 하며 매일 신문 상에 이 이야기가 오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라며 “미국인들은 ‘러시아 퍼스트’가 아닌 ‘아메리카 퍼스트’를 향해 투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러시아 스캔들을 정치 쟁점화하길 원하는 세력이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의미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초 러시아 인사와 트럼프 주니어가 작년 6월 대선 때 비밀리에 회동한 사실을 보도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를 해명하고자 회동을 조율할 때 러시아 인사와 주고받은 메일을 공개했다. 메일 공개 뒤 파장은 더 커졌다. 러시아 게이트의 결정적인 증거를 스스로 꺼내놓은 셈이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앞서 러시아 측 인사와 만난 것은 어린이 입양 문제 때문이었다고 해명했으나 메일을 공개하면서 그 해명이 거짓임이 드러났다.

그런데 지난달 31일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 해명을 지시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가 지난달 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트럼프 주니어에게 해명 내용을 일러줬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WP의 의혹을 일부 인정하면서 기존 태도를 바꾼 셈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트럼프의 변호인은 지난달 16일 트럼프가 트럼프 주니어의 성명 발표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거짓 해명을 지시한 것이 불법인지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WP는 이것이 불법이 아니라고 해도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러시아 내통설과 관련해 트럼프와 트럼프 가족을 더 자세히 수사하게 하는 유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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