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권 전 자유경제원장(경제평론가)은 새 정부의 세법개정안과 관련해 ‘재정지출 분야에 대한 확고한 논리’를 제시하라고 지적했다.
현 전 원장은 “재정 지출에 대한 비판이 먼저 있어야 한다. 이후 필요한 게 재원 마련 해법”이라고 운을 뗐다. 무엇보다 법인세를 올리는 나라는 국제적으로 조롱거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현 전 원장은 “법인세는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정책수단으로 국가 간에 법인세율 인하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며 “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 등 선진국들이 법인세율 인하를 약속하고 있다. 이런 국제 간 흐름 속에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법인세율을 올리면, 한국은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인세율 3%포인트 인상에 대해서는 “역대 정권 중 세율 변화가 가장 큰 폭”이라며 “경제 주체는 한계적으로 행동한다. 3%포인트를 인상하면 기업의 가감 행동도 확연하게 나타날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활동의 저조이고, 경제발전의 퇴보”라고 우려했다.
부자세와 관련해서는 “정부 세제개혁안은 부자를 좀 더 세분화해 세금을 인상하는 방향”이라며 “소득세 3억~5억 원 구간을 신설한 것은 세제의 단순화에도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낮은 단계 부자들의 세금을 높임으로써, 세수는 확보하겠지만 경제적인 효과도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경제를 보는 기본자세는 ‘누군가의 소득은 다른 누군가의 지출에 의해 이뤄진다’이다. 결과적으로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는 고소득층의 지출에 의해 이뤄지는 구조이나 고소득층 세금을 인상할 경우 지출이 줄고, 저소득층의 소득도 감소할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현 전 원장은 “저소득층의 정부 지출은 늘리지만 감소분을 생각하면 그 효과가 어느 방향일지 예상할 수 없다”며 “고소득층의 지출 감소 요인이 더 커, 결국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정직하게 말해야 한다. 지출 확대를 위해 국민 세금을 높이겠다고 밝히고 선택을 받아야 한다”며 “증세 외는 조달 방법이 없다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 고소득층뿐 아니라 80% 이상이 세금을 낼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