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레벨 양방향 열어둔 매매..미 고용지표 주목하나 1110원 후반~1130원 박스권지속
원·달러 환율이 나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날 급락했던 코스피가 반등에 성공한데다 아시아통화들도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롱(달러매수) 스탑과 함께 1120원대 후반에서는 수출업체 네고(달러매도) 물량도 나왔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레벨도 애매해 상승과 하락 모두를 염두에 둔 매매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오늘밤으로 예정된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를 일단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정치 리스크에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기 힘든데다 외국인의 주식매도가 좀 더 이어질 수 있어 박스권 장세는 여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1129.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시초가가 장중고가였다. 장중저가는 1123.1원이었다.
역외환율은 소폭 올랐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8.0/1130.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1128.8원) 보다 0.4원 상승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급락 하루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는 8.60포인트(0.36%) 오른 2395.45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를 1632억9600만원어치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매일매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오늘은 외국인이 주식을 팔았지만 주가 지수가 잘 버텨줬다. 어제는 숏커버가 나왔다면 오늘은 롱스탑이 나오며 상승세를 되돌렸다. 또 미국채 수익률 하락에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유로화와 호주달러도 강했다. 최근에는 호주달러에 원·달러가 연동하는 분위기”라며 “1120원대 후반에서는 수출업체 네고물량도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오늘밤 미국에서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고용자수나 실업률 등 숫자보다는 이면의 평균임금상승률이나 물가에 미치는 영향, 미국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봐야할 것 같다”며 “고용지표 발표 후 미국채 금리가 하락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다면 원·달러는 하락할 것이고 그 반대라면 원·달러는 상승할 것이다. 위아래 가능성을 모두 열어놔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주가가 반등한데다 아시아통화들이 강세를 보였다. 롱스탑이 나오면서 원·달러가 하락했다”며 “다음주는 낮은 레벨의 박스권이 이어질 것 같다. 달러는 레벨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정치리스크에 반등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반면 내부적으로는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완만히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하락을 억제하는 부분이 되겠다. 1110원대 후반에서 1130원대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09엔 상승한 110.10엔을, 유로·달러는 0.0006달러 떨어진 1.1879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