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제수지 160억 달러 흑자…외환보유액, 6개월 연속 증가세·위안화 가치 3.4% 올라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제수지는 인민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을 제외하면 160억 달러(약 18조 원)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170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던 것과 대조된다.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3조807억 달러로, 전월의 3조568억에서 늘어나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 2014년 이후 최장 기간 상승세다. 또 외환보유액은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1월에서 약 800억 달러 증가했다.
정부의 자본 통제와 미국 달러화 약세 속에서 위안화 가치도 안정을 되찾았다. 올해 달러화당 위안화 가치는 3.4% 올랐다. 지난해 위안화 가치는 6.5% 하락해 3년 연속 하락은 물론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지만 올 들어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과거처럼 달러화 매도에 의존하기보다는 정책 조정 등을 통해 위안화 가치를 현명하게 조정하고 중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자신감이 살아난 것이 위안화 안정에 기여했다고 FT는 풀이했다.
또 중국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에 그동안 공격적으로 해외 인수·합병(M&A)을 펼쳤던 다롄완다그룹과 하이난항공그룹 등에 대해서 대출 중단을 지시하는 등 초강경책도 펼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인민은행의 전격적인 위안화 평가절하와 중국증시 버블 붕괴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던 2년 전과 달리 현재 글로벌 펀드매니저와 투자전략가들은 중국을 글로벌 시장 리스크로 꼽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비스트글로벌인베스트먼츠의 준 추아 아시아 주식 대표는 “지난 6,7년을 되돌아보면 투자자들은 항상 중국을 걱정해왔다”며 “그러나 올해는 사실상 중국에 상승 주기가 온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중국주식 비중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징 울리히 JP모건체이스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회장은 “중국에 대한 압력은 사라졌다”며 “위안화는 올해 달러화에 대해 올랐고 외환보유액도 안정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중국시장에 대해 모두가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 머니매니저들은 올가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 이후 시장이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당국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프로세스가 질서정연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런 리스크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갑작스러운 신용경색과 불투명한 기업 회계도 위험요소로 꼽히고 있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하반기에 반등하면 남은 기간 위안화가 올해 상승분을 전부 반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펀드매니저 대부분은 중국시장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금까지 나온 중국 경제지표는 대체로 호조를 보였다. IHS마르키트가 집계한 지난달 차이신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1로, 전월의 50.4에서 오르며 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블룸버그의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 대부분은 중국이 앞으로 2년간 6%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중국 정부가 부채 문제 등 금융리스크에 대응할 여지를 줄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자본 유출 우려 완화에도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인민은행 산하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지난주 외환거래 규정을 위반한 시중은행 9곳에 26만~100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 또 SAFE는 돈세탁 방지를 위해 오는 21일부터 은행들에 해외 인출액이 1000위안 이상인 고객들의 카드 거래내역에 대해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