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14일 8.27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 진행한 정견발표 행사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원칙 없이 이뤄졌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중앙위원회의를 같이 열어 당기윤리심판원장 선출안을 먼저 처리한 뒤 중앙위원들을 상대로 당대표 및 최고위원, 여성 및 청년위원장 후보자들의 정견발표를 이어갈 방침이었다. 그런데 중앙위 회의를 열기 위해 필요한 과반 성원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서 이날 행사가 꼬이기 시작했고, 정견발표 시간은 원칙 없이 즉석에서 고무줄처럼 늘어나면서 다소 무질서한 모습이 노출됐다.
마이크를 잡은 이태규 의원은 예정시각이었던 오후3시에서 20여분이 지난 뒤 “중앙위원 상당수가 JTBC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응원을 가 아직 과반 참석이 안됐다”며 “우선 최고위원과 여성‧청년위원장 후보들의 정견발표를 들은 뒤 성원이 되면 중앙위 개회를 해서 안건을 처리하고 당대표 정견발표를 듣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행사 순서가 바뀐 뒤 마이크를 잡은 고연호 의원은 후보자들의 정견발표 시간을 3분으로 고지하면서 이를 어길 경우 마이크를 끄고 당 선거관리위원회 차원에서 경고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고위원 후보자로 처음 마이크를 잡은 박주원 후보가 3분을 넘겼음에도 마이크는 꺼지지 않았고, 고 의원은 “선관위 차원에서 경고조치하겠다”고 한 뒤 곧장 “최고위원에 대해선 선관위 직권으로 40초를 추가 제공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이후에도 행사 진행은 원칙 없이 진행됐으며 어수선했다. 당대표 정견발표 전 중앙위 안건을 처리하려던 방침은 “당대표 후보인 정동영 의원의 방송 일정 때문에” 후순위로 밀렸다. 그리고 정 의원은 방송 일정을 이유로 추첨 순서와 상관없이 당대표 후보 중 가장 먼저 무대에 올랐다.
고 의원은 당대표 후보의 정견발표를 3분으로 제한한 데 대해 중앙위원들이 ‘너무하다’는 반응을 보이자, 김관영 선관위원장에 묻고는 즉석에서 다시 시간을 5분으로 늘렸다.
결국 모든 후보자들에게 3분씩 공평하게 정견발표 시간을 주겠다던 당초 방침과 달리 정 의원과 이언주 의원, 천정배‧안철수 전 대표는 당대표 후보이기 때문에 5분을 썼고, 박주원 등 최고위원 후보자들은 첫 타자였던 박 후보자가 시간을 더 쓴 바람에 3분 40분초를 부여 받았다. 여성‧청년위원장 후보들만 3분 제한에 묶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