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세의 모델 출신 여성이 미국 백악관 공보국장 자리에 올라 워싱턴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백악관은 1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호프 힉스 백악관 전략공보국장이 공보국장직을 임시로 겸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월가 출신으로 공보국장직에 앉았던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각종 막말과 권력투쟁 논란 끝에 임명된 지 겨우 열흘 만에 해임됐다.
워싱턴 정가는 힉스가 공보 라인이 대폭 개편되는 와중에도 살아남아 공보국장직까지 오른 점에 주목했다. 힉스는 올해 28세로 공보국장직을 수행하기에는 매우 젊고, 심지어 모델 겸 배우 출신이다. 전략공보국장으로서는 상당히 독특한 이력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와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모델 경력이 있다.
아직 30세도 채 되지 않은데다 정치 경력까지 전무한 힉스가 백악관 공보국장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트럼프 집안과의 두터운 인연 때문이라는 게 워싱턴 정가의 평가다. 힉스는 정치 관련 경력이 전혀 없고 실제로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에 합류하기 전까지도 정치에 큰 관심이 없었다. 그는 뉴욕의 한 홍보대행사에서 근무하다 2012년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와 함께 일한 것을 계기로 트럼프 집안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2015년 트럼프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전부터 트럼프 대선 캠프의 언론 담당 보좌관으로 합류해 현재까지 최장수 측근으로 남아있다.
힉스는 작년 대선 당시 하루 평균 250건 이상 접수되는 모든 언론 인터뷰 요청을 깔끔히 처리했고, 트럼프의 언론 메시지 업무까지 담당하며 트럼프의 총애를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백악관 인사 중에서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가장 고액의 연봉을 받는다. 힉스는 연봉으로 17만9700달러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트럼프의 최측근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와 같은 액수다.
한 백악관 관료는 힉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감성적인 지원(emotional support)’을 받고 있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인사는 힉스를 ‘건드릴 수 없는(untouchable)’ 존재로 표현하기도 했다. 사실상 힉스가 트럼프의 가족과 다름없는 인사로 간주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 소유의 마라라고 리조트를 방문했을 때 힉스의 가족도 동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힉스를 “홉스터(Hopester)”라고 애칭하고, 힉스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미스터 트럼프”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를 과시한다. 이와 관련해 CNN은 평소 자신에 대한 언론보도에 관심이 많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보국장직은 굉장히 중요한 자리라며 힉스의 공보국장 임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받는 ‘이너서클’의 강화를 뜻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