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툭튀’ 한은 부총재 윤면식 주말 발표설 “한은 두 번 죽이는 꼴”

입력 2017-08-1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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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독립성 훼손 논란에 무마용? 부랴부랴 확정 일요일 발표설 나돌아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금요일인 18일 늦게 차기 한은 부총재로 결정됐고 이같은 결과는 빠르면 일요일인 20일 발표될 것이라는 설이 19일 한은 안팎에서 나돌고 있다. 이는 또 최근 불거진 한은 독립성 훼손 논란을 무마하기 위해 청와대가 부랴부랴 결정했다는 소문이다.

6월24일 장병화 전 부총재 퇴임 후 두 달 가까이 공석인 한은 부총재 자리가 채워진다는 점은 일단 반길 일이다. 다만 소문이 현실이 돼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처럼 결정된다면 한은을 두 번 죽이는 꼴이라는 점에서 뒷맛이 개운치 않다.

그간 한은 차기 부총재는 “진행중”씨라는 말이 오갈 정도로 임명절차에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이주열 총재가 청와대에 윤면식·김민호 부총재보와 서영경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전 한은 부총재보) 등을 추천했지만 이후 절차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총재보를 역임하지 못했지만 민성기 전 한은 국장(현 한국신용정보원장)도 유력 주자로 꼽혀왔었다.

추천서류를 올리면 통상 이렇다 저렇다 반응이 있거나 혹은 추천인을 교체하라는 등 적극적인 의사표시가 있어왔던 전례에 비춰볼 때 그간 청와대 반응이라 할 만한 것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 들어 국가정보원의 국내 역할이 축소된 것도 있지만 통상 한은 전·현직 고위관계자라면 감지할 수 있는 그 흔한 평판조회 조차 깜깜무소식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총재의 추천서류가 청와대 내 서류사이에 들어가 검토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설도 한은 안팎에 있어왔다. 사실상 이전 정권 인사로 분류되는 이 총재 역시 이같은 상황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벙어리 냉가슴 앓듯 지내왔다는 소식이기도 하다. 한은 부총재 인선을 묻는 질문에 이 총재가 “절차가 진행중”이라는 말만 반복한 것도 이같은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국면이 180도 바뀐 것은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기준금리가 1.25%인 상황은 문제가 있다”고 언급하면서부터다. 16일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 총재간 회동 자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금리결정은 금융통화위원회가 한다”며 김현철 경제보좌관의 발언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후 대다수 언론은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되는 한은 독립성 훼손을 문제 삼았고 김동연 경제부총리 발언까지 싸잡아 비판하고 나섰다. 결국 청와대는 이 총재가 추천한 인사들 중 한명으로 한은 부총재 인선을 서둘러 한은 독립성을 존중하는 모양새로 선회했다는게 한은 안팎의 해석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한은 독립성 훼손 비판에 당황한 청와대가 무마용으로 부총재를 서둘러 결정했다”며 “내주부터 을지훈련이라는 점에서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한은 고위관계자는 “부총재가 확정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전혀 확인이 안 되니 뭐라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한은 부총재는 총재가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기는 3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지만 연임 규정은 사실상 사문화된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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