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신라면, 美월마트 전점 입점·백악관 진출 추진…삼양식품도 수출국 51개국으로 확대
기록적인 폭염이 한풀 꺾이면서 날씨가 선선해지자 매운맛 라면이 다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한국의 매운맛은 너무 맵다’는 평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해외 시장에서도 매운 맛으로 승부하는 뚝심을 발휘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 신라면은 6월부터 한국 식품 최초로 미국 전역 4692개 월마트 전 점포에 입점을 완료했다. 미국 전체 유통시장을 아우르는 거대한 판매망을 갖춘 것.
2013년 미국 월마트와 1:1 직거래를 통해 미국 현지 시장에 전략적으로 접근한 것이 통했다. 약 4년간 미국 4000여 개 대도시 매장 중심으로 제품 공급을 늘린 신라면은 미국 중소형 마트나 편의점, 슈퍼마켓 등에서도 입점을 마쳤다.
농심은 이를 통해 앞으로 수년 내 일본 브랜드를 따라잡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현재 농심은 미국 라면 시장에서 일본 동양수산과 일청식품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농심 라면은 미국 핵심 정부 기관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농심이 처음 미 국회의사당과 국방부의 문을 두드린 건 지난해 5월로 현재 국립보건원, 특허청 등 7개 정부 기관에 신라면, 신라면블랙, 너구리, 김치사발면 등을 판매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 정부 기관에는 라면 종주국인 일본의 라면 브랜드도 입점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저가 제품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일본 업체와 달리 ‘고급화’ 전략을 구사했다”고 말했다.
소득 수준이 높은 미국에서 라면을 저렴한 음식으로 공략하기보다 스파게티 등 면 요리와 대등한 위치에서 고급화를 추구했다는 설명이다. 농심 미국 법인은 지난해 매출 1억8000만 달러에서 올해 2억2000만 달러를 달성해 전년보다 22.2% 성장한다는 목표다.
김병오 농심아메리카 뉴욕지사장은 “스위스 융프라우, 칠레 푼타아레나스 등 세계 랜드마크에서 판매되는 신라면이 이제는 미국의 관문 뉴욕JFK공항과 워싱턴공항, 주요 대학인 UCLA, 뉴욕대 등에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한국의 맛을 전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미국 백악관, 항공우주국(NASA), UN 본부 등 또 다른 기관에도 신라면 입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붉닭볶음면’으로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는 삼양식품도 지난해 40개국이던 수출 국가가 현재 51개국으로 늘었으며 중화권과 동남아부터 미주·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까지 확장했다.
제품 라인업도 늘렸다. 최초 수출 당시에는 불닭볶음면뿐이었지만 현재 ‘커리불닭볶음면’, ‘마라불닭볶음면’ 등은 해외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수출 전용 제품이 7개로 늘어났다.
해외시장의 선전으로 삼양식품의 올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245억 원)의 3배가 넘는 885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출액인 930억 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덕분에 삼양식품은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1584억 원) 대비 37.8% 증가한 2183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최근 기존 삼양라면에 얼큰함을 더한 ‘삼양라면 매운맛’을 출시했다. 1963년 출시된 삼양라면이 새로운 맛을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양라면 매운맛은 특유의 진한 국물 맛은 살리되 청양고추 성분과 후추를 2배 더해 기존의 국물과 차별화한 얼큰함을 즐길 수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삼양라면 매운맛은 원조 삼양라면의 이미지를 계승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1년 넘게 심사숙고해 개발한 제품”이라며 “라면의 원조이자 삼양식품을 대표하는 제품인 만큼 브랜드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