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혁신 기구인 정당발전위원회를 두고 추미애 대표 측과 친문(친문재인)계 간 갈등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추 대표는 “정발위는 이미 최고위원회의를 통과한 것”이라며 강행 의사를 재확인했다. 이에 친문계 의원들은 “연판장을 돌려서라도 추 대표의 룰 개정을 저지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당 내홍의 뇌관으로 떠오른 내년 지방선거 ‘공천 기준’이 어떤 방식으로 매듭지어질지 주목된다.
추 대표는 21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발위 최고위 통과를 강조했다. ‘지방선거에 대비한 당헌·당규 등 제도 보완’이라는 정발위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힌 셈이다.
그는 “중앙당이 시도당의 권한을 회수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견제와 균형이 가능하도록 고민해 보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상곤 혁신안’은 중앙당의 패권을 개선하고자 만들었지만 결과적으로 패권이 시도당에 그대로 옮겨졌으며 이 안이 바이블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민주당 공천 룰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2015년 김상곤 혁신위원장 주도로 만들어졌다. ‘김상곤 혁신안’에는 각 지역의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 의원의 공천권을 시도당 위원회에 이양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여기에 중앙당은 개입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추 대표는 “혁신안은 중앙당의 패권을 개선하려고 만든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중앙당의 패권을 시도당에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라며 “지금 시도당 위원장은 9월부터 12월까지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을 평가한 뒤 자신은 공직자 사퇴 시한에 맞춰 위원장을 사퇴하고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어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지방선거는 지역위의 몫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 17개 시도당 위원장은 경기도당 위원장이자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3철(전해철·양정철·이호철)’ 중 한 명인 전해철 의원을 비롯해 대부분 친문계가 맡고 있다. 이들은 추 대표가 추진하는 혁신안이 시도당 위원장의 공천권을 제한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연판장’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확전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친문계인 박범계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 비공개회의에서 “이번 주 내로 봉합을 위한 논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당·정·청이 한자리에 모이는 25~26일 정기국회 워크숍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추 대표는 22일 오전 텃밭인 광주를 찾아 국립 5·18 민주묘역을 참배하고 오월 어머니회 회장단 등과 차담회를 가졌다. 오후에는 충장로의 한 영화관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