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파워엘리트]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재정·예산 정통 경제관료… 盧·MB·朴정부 모두 중용한 실력파

입력 2017-08-2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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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정도·오동호 등과 ‘변양균 사단’ 분류

▲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 위원장과 위원 8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문재인 정부 ‘파워인맥’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 경제인사라인의 중심인 ‘변양균 인맥’의 일원이자, 현 정부에서 중용 기조가 뚜렷해진 경제기획원(EPB)과 기획예산처 출신이기도 하다. 여기에 홍 실장은 신흥 학맥으로 부상한 한양대 라인으로도 분류된다.

그는 박근혜 정권의 상징인 창조경제를 이끌었던 책임자로, 전 정부 인사라는 인식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정치색이 없는 관료 출신이지만 전 정부 인사를 중책에 기용한 것은 청와대 참모들조차 예상하지 못한 인사였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그의 인맥을 살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실제로는 문재인 정권의 ‘파워엘리트’ 중 ‘파워엘리트’다.

문재인 정부의 첫 내각, 그중에서도 경제팀 진용이 갖춰지면서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경제기획원(EPB)과 EPB의 맥을 잇는 기획예산처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EPB 출신들이 대거 등용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제 관료는 금융·세제의 재무부(MOF)와 기획·예산의 EPB가 양대 축이다. 이들은 역대 정부에서 그들만의 세를 유지하며 ‘영원한 맞수’로 팽팽한 긴장관계를 형성해왔다.

직전 박근혜 정부에서는 일명 ‘모피아(MOF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라 불리는 인사들이 경제라인을 독식했지만, 새 정부에서는 이들 모피아가 주춤한 대신 EPB 인맥이 약진하고 있다. 이를 두고 기획·예산·대외경제 등을 맡아 정책기획 능력이 뛰어난 예산처 출신이 문재인 정부와 궁합이 맞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공공 부문 일자리 창출 로드맵, 소득주도 성장, 확장적 재정정책과 같은 국가 주도의 중장기 정책을 만들고 이를 실행으로 옮기려면 큰 그림을 잘 그리는 EPB 인사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EPB 출신 인사들에서도 노무현 정부 때 전성기를 구가한 ‘기획·예산 라인’이 제대로 부활하고 있는 모습이다. 홍 실장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고형권 기재부 1차관과 함께 이 라인의 핵심 멤버로 꼽힌다.

자연스레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참여정부 시절 실력자’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라인으로도 분류된다. 변 전 실장은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의 각별한 친분을 갖고 경제정책 조언을 하는 막후 실세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7년 9월 ‘신정아 스캔들’로 정책실장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공직을 맡지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자문 그룹에서 활동해왔다.

홍 실장은 변 전 실장 휘하에서 김동연 부총리, 7급 공무원 출신으로 이번 정부에서 청와대에 입성한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과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그는 변 전 실장이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재직할 당시 정책보좌관으로 일하며 지근거리에서 도왔다. 김 부총리는 기획예산처 장·차관 시절부터 변 전 실장과 선후배로 인연을 맺으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변 전 장관이 노무현 정부의 장기 국가발전계획인 ‘비전 2030’을 만드는 데 있어 기획예산처 전략기획관(국장급)이었던 김 부총리의 역할은 지대했다는 후문이다. 이정도 비서관은 변 전 장관이 기획예산처 차관 때부터 정책실장으로 재임할 때까지 비서 역할을 했다. 당시에 이들 셋이 한 가족처럼 움직이며 ‘변양균 사단’의 간판으로 활약했다는 게 경제 관료들의 전언이다. 이외에도 새 정부 인사 중에서는 문 대통령과 같은 경희대 동문이자 변 전 실장 재직시절 보좌관을 맡은 오동호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도 ‘변양균 인맥’으로 분류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에서 공식 임명 발표된 인사들의 학맥을 보면 서울대 법대를 제외하면 한양대 출신이 두드러진다. 일각에서는 핵심 요직에 한양대 출신이 대거 포진하며 ‘한양대 전성시대’가 열렸다고도 보고 있다. 새 정부의 핵심 학맥을 짚을 때도 홍 실장은 어김없이 거론된다. 홍 실장은 한양대 경제학과 80학번이다.

한양대 출신 중 대표적인 인사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임 실장은 한양대 무기재료공학과 86학번으로 한양대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을 지냈다. 지난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메시지선임팀장을 맡았던 ‘문 대통령의 필사’ 신동호 대통령 연설비서관도 한양대(국문·85학번)를 나왔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도 한양대 출신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우선 추미애 대표가 한양대 법대 77학번이다. 추 대표가 당 사무총장으로 발탁한 3선의 이춘석 의원 역시 한양대 법대(83학번) 출신이다. 또 홍익표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한양대 정치외교학과(85학번)를 나왔으며 민주당 대변인에 임명된 김현 전 의원은 한양대 사학과(84학번)를 졸업했다. 내각에서는 홍 실장과 더불어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임종석 실장과 같은 과인 한양대 무기재료공학과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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