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때려잡기보다 생태계 키워야 사회 발전"
이재웅 창업자는 이날 페이스북에 다시 올린 글에서 이해진 창업자를 지지하는 ‘오지랖 넓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나 자신을 혁신기업가(entrepreneur)로 규정짓고 살아왔다. 모험의 대가나 목표가 돈밖에 없는 기업가도 있겠지만 그런 기업가는 생각만큼 많이 보지 못했고, 그런 사람은 진정한 기업가가 아닐 것이다. 그래서 기업가는 일정 부분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이 있어야 세상이 바뀌지 모두 공무원, 변호사, 정치인만 해서는 세상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런 혁신기업가들이 좀 더 존중받고 즐겁게 혁신할 수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였으면 좋겠다”고 썼다.
이 창업자는 이어 “네이버와 라인을 만든 이해진 님, 휴맥스를 만들었던 변대규 님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이 좀 더 인정받고, 후배들이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재벌만 때려잡기보다 혁신기업가의 생태계를 키워내야 사회가 발전하는 더 좋은 방향 아닐까?”라고 마무리했다.
앞서 이재웅 창업자는 9일 페이스북에 김상조 위원장을 향한 글을 등록했다. 그는 “김상조 위원장이 지금까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고 앞으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할지는 모르겠다”며 “아무것도 없이 맨몸으로 정부 도움 하나도 없이 한국과 일본 최고의 인터넷 기업을 일으킨 기업가를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동료 기업가로서 화가 난다”고 썼다.
이재웅 창업자가 말하는 ‘기업가 평가’는 김상조 위원장의 이해진 창업자에 대한 발언이다. 김상조 위원장이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잡스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독재자 스타일의 최악의 CEO”라며 “하지만 잡스는 미래를 봤고 모든 사람이 그를 미워했지만 존경했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 정도의 기업이 되면 미래를 보는 비전이 필요하다”며 “이해진 창업자는 잡스처럼 우리 사회에 미래를 제시하지 못해 아쉽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이해진 창업자는 지난달 14일 공정거래위원회를 직접 방문해 김상조 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총수 없는 대기업 지정을 건의했으나 결국 4일 대기업집단 및 총수에 지정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 인터뷰 내용이 이해진 창업자를 만난 당시 해주고 싶은 말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이해진 창업자를 스티브 잡스와 비교해 평가절하한 데 대해 이재웅 창업자는 처음에는 페이스북에 오만했다고 표현했다가 이후에 논란이 거세지자 “오만했다는 표현은 부적절했다”며 한발 뒤로 물러섰지만 비판을 철회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네이버 대기업집단 지정이나 동일인 지정 등을 비판한 것이 아닌, 김상조 위원장이 이해진 창업자를 비평한 것에 대한 비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저 같은 일반 국민은 대통령이나 장관이 잘한다, 잘 못한다(라고) 비판을 할 수 있다”며 “반대로 대통령이, 장관이 국민을 향해 비전이 없다고 비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