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 특화·인공지능 서비스… 웨어러블 시장 경쟁 치열
올 가을 프리미엄 스마트폰 대전만큼이나 스마트워치 및 피트니스 밴드의 신제품 경쟁도 뜨겁다. 이번 가을 대전의 특징은 제조사들이 신제품에 건강 기능을 특화하고 일부 제품은 인공지능 서비스를 탑재했다는 점이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기능의 제품을 내놓는 만큼 어떤 업체가 가을 대전의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는 영문 이름 그대로 ‘착용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무선으로 연동해 사용하는 스마트 워치나 밴드형 기기를 일컫는 말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기어S’ 시리즈 등이 스마트워치, 샤오미 ‘미밴드’ 핏빗 ‘플렉스’등이 피트니스(fitness) 스마트 밴드로 불린다.
웨어러블 시장은 잠시 주춤하더니 고급 제품 위주로 다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체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은 약 2630 만대로 전년 대비 10.3% 상승했다. 운동량 추적기 형태의 본형 웨어러블 제품 시장은 0.9% 감소한 상태이지만 고급형 모델들이 전체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IDC 모바일 기기 분석가 지테시 우브라니(Jitesh Ubrani)는 “지능적이고 기능이 많은 웨어러블 제품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지난 수년간 기본적인 피트니스 트래커가 스마트워치 시장의 출입구 역할을 해왔으나, 지금은 많은 브랜드와 소비자들이 보다 정교한 기기에 관심을 갖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전체 웨어러블 제품 중 24.5%만이 내장형 GPS를 탑재했지만, 현재는 41.7 %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신제품 내놓는 삼성 vs 애플… 고급화 전략 핏빗= 삼성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유럽 가전전시회 ‘IFA 2017’에서 스마트워치 ‘기어 스포츠’와 피트니스 밴드 ‘기어 핏2 프로’ 등 웨어러블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 두 제품은 착용한 채 수영해도 끄떡없을 뿐 아니라 운동 중 이동 거리, 속도 등을 분석해 트레이너 역할도 해준다. 함께 공개된 선이 없는 이어폰 ‘기어 아이콘X’(2018년형)는 착용하고 걷거나 뛰면 운동량 정보가 자동 기록되고, 운동 중에는 “속도를 높이세요” 같은 음성 코치도 해준다. 또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를 호출할 수 있어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
애플도 12일(현지시간) ‘아이폰8’을 발표하면서 스마트워치 신제품인 ‘애플워치3’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이 제품은 4G LTE 유심을 탑재해 아이폰이 근처에 없어도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제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독자적인 통화 기능은 제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사용자 경험과 커스터마이제이션을 강화한 애플워치용 운영체제(OS) ‘워치OS4’도 곧 배포될 예정이다. 워치OS4는 애플의 인공지능 비서 ‘시리’가 정보를 화면에 표시하는 ‘시리 페이스’를 지원하고 토이 스토리 캐릭터 페이스 등을 지원한다. 애플 뮤직 앱과 피트니스 기능도 업데이트될 것으로 예상된다.
핏빗은 자사의 첫 GPS 스마트워치인 ‘핏빗 아이오닉’을 10월에 내놓으며 고급형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핏빗이 공개한 아이오닉은 수면 및 활동 추적, 심박수 모니터, GPS 통합, 스마트 알림 등의 기능과 최대 수심 50m 방수기능, 300곡의 음악을 저장할 수 있는 스토리지를 갖췄다. 지불수단인 ‘핏빗 페이’와 피트니스 개인 레슨 기능인 ‘핏빗 코치’도 내장돼 있다. 한 번 배터리를 충전하면 4일 동안 쓸 수 있다는 점은 1∼2일의 배터리 수명을 지원하는 경쟁작들과 뚜렷이 구별되는 장점이다.
GPS 전문기업 가민도 새로운 프리미엄 스마트워치 ‘피닉스 크로노스’를 최근 공개했다. GPS를 통해 스포츠 트레킹 기능을 갖췄고 티타늄(1500달러), 스틸(1000달러), 가죽(900달러) 밴드 등 3개 버전으로 판매된다. 한국시장에 40만~50만 원대로 진입장벽을 낮춘 ‘포러너 235’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손목 위도 대륙의 위협= 웨어러블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신흥 강자로 떠오르며 기존 강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샤오미는 2분기 저가 웨어러블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며 13.7%의 성장률로 1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판매량은 23.3%, 시장점유율은 2.1%포인트 각각 증가했다.
샤오미의 시장 확장은 눈부시다. 2014년 저가에다 넉넉한 배터리 성능을 앞세운 피트니스 트래커 ‘미밴드(Miband)’를 출시하자 판매량이 분기별로 평균 37.7% 증가했다. 샤오미는 올해 1분기에 360만 대를 팔아 핏빗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올랐다.
SA는 “2분기 전 세계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은 중국의 중저가 피트니스 밴드 수요와 미국의 프리미엄 스마트워치 수요가 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 성장했다”며 “샤오미의 선전은 피트니스 밴드인 미밴드의 흥행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미밴드는 피트니스 트래커 분야에서 베스트셀러를 차지,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