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 눈치 본 안보리...2% 부족한 추가 대북 제재 결의

입력 2017-09-1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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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추가 제재 결의안 채택을 위해 소집된 11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1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결의안 2375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북한에 대한 석유 관련 제품의 수출을 30% 줄이고, 섬유 제품의 수입을 금지함으로써 기존 제재와 함께 대북 수출의 90% 이상을 차단한다는 게 골자다. 당초 미국이 제시한 초안은 전면적인 대북 원유 금수 등 초강력 제재가 담겼으나 대화를 중시하는 중국과 러시아에 양보, 원유 수출에 대해선 현상을 유지하는 쪽으로 수정됐다. 표결 직전까지 계속된 협상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합의를 이끌어냄으로써 안보리의 결속을 우선시했다는 평가다.

이번에 채택한 대북 추가 제재 결의는 북한이 지난 3일 강행한 6차 핵 실험에 따른 것으로 북한의 도발과 관련한 제재 결의는 이번까지 총 9번째다. 안보리는 북한에 대한 원유 수출에 대해 채결 후 12개월 간 총량이, 채결 전 12개월 간의 실적을 초과하지 않도록 제한했다. 석유 제품 수출량은 2017년 10~12월에 50만 배럴, 2018년 이후는 연간 한도를 200만 배럴로 정해 회원국에 북한에 대한 수출량을 매월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배려해 당초의 ‘전면 금지’에서 크게 완화하는 한편, 천연가스액이나 초경질 원유 수출은 금지했다.

또 초안에서는 자산 동결과 해외여행 금지 대상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포함했으나 중국을 배려해 이 내용은 뺐다. 추가 자금 동결 대상 단체에서는 고려항공과 조선인민군 등을 제외하고, 당초 7개 단체에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등 3개 단체로 줄였다.

섬유제품의 수출금지는 원안대로 포함시켰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북한은 2016년에 7억2600만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석탄이나 해산물, 철 등의 수입금지 등 과거의 제재와 함께 북한 수출의 90%가 차단된다. 북한 노동자에게 새로운 노동허가를 내주는 것도 금지, 외화 획득 수단을 아예 차단한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추가 대북 제재 결의안 2375호 채택 후 “북한이 위험한 길을 계속 걸어간다면 계속 압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강한 관계 없이는 성립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중국의 협조에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헤일리 대사의 말에는 대북 제재에 소극적이었던 중국의 합의를 이끌어낸 것만도 큰 성과라는 안도감이 배어 있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이번 제재는 지난 4일 긴급 안보리 회의에서 헤일리 대사가 11일 표결 예정임을 표명하고나서 불과 1주일이라는 단기간에 결정됐다. 한국과 미국 일본이 요구 한 ‘최강 결의안’에서는 후퇴했지만 완전히 이행되면 북한에 대한 에너지 공급 및 외화 수입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안보리의 새 대북제재 결의 성패는 북한과 거의 유일하게 거래하는 중국의 철저한 이행 여부에 달려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결의의 핵심인 북한으로의 유류 공급 차단과 북한산 섬유제품 수입 금지 모두 중국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추가 대북 제재 결의 채택 후 성명에서 “이번 결의는 외교와 정치적 방법에 의한 평화적 해결도 촉구하는 것”이라며 대화를 통한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군사해결에 출구는 없다. 중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이나 혼란을 초래하는 것을 결코 허락하지 않는다”고 강조, 무력행사도 불사할 태세인 미국을 견제했다. 또한 미국과 한국에 대해서는 “정세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행동을 피해야 할 것”이라며 한미 군사훈련을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북한에 대해서도 “안보리 의결을 준수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며 개발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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