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가격, 2011년 정점 이후 30% 이상 하락…아시아 주요 시장 판매 부진이 주원인
중국 부자들의 초호화 여행이 연 800억 달러(약 91조 원) 규모의 글로벌 다이아몬드 산업에 최대 위협이 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다이아몬드 가격은 지난 2011년 정점을 찍고 나서 지금까지 30% 이상 하락했다.
이에 대해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업체 드비어스의 브루스 클리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홍콩에서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초호화 여행은 확실히 다이아몬드의 빠르게 부상하는 경쟁자”라며 “우리도 럭셔리 여행과 다이아몬드 판매를 결부시키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럭셔리 여행지를 다이아몬드 원산지인 아프리카로 하는 등의 방안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확실히 이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드비어스가 이날 발표한 산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 다이아몬드 판매가 감소했다. 미국시장에서 판매가 4.4% 증가해 전 세계 판매는 가까스로 2015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클리버 CEO는 “중국과 인도 판매가 올해 상반기 개선됐으나 증가율은 한자릿수에 그쳤다”며 “세계 경제전망이 개선되면서 향후 5년간 다이아몬드 판매가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나 일본은 고령화로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비어스는 중국의 젊은 쇼핑객들이 점점 더 다이아몬드 구매보다 여행과 럭셔리한 식사, 고급 가전제품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는 도전에도 직면했다. 이런 트렌드에 맞대응하고자 드비어스는 올해 1억4000만 달러를 마케팅 비용으로 책정했다.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드비어스는 여성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향상되면서 18~33세의 젊은 여성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행에 흠뻑 빠진 중국 쇼핑객들을 다시 찾아오는 것이 쉽지는 않다. 세계여행협회(UNWTO)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여행을 즐긴 중국 관광객은 약 1억3500만 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이들의 지출은 전년보다 12% 늘어난 2610억 달러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