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전반 확산 우려… 업계 “중기 경쟁력 약화 직격탄 맞을 것”
'불법파견' 논란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대부분 업체들이 도급·파견 근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제조업은 자칫 조사대상이 될까 불안감이 큰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부가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로 제조업체의 다양한 고용 형태를 문제삼고 있다며 이는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26일 산업계는 고용노동부가 파리바게뜨와 만도헬라에 파견근로자보호법(파견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것과 관련해 우려를 나타냈다.
불법 파견과 사내하도급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고용부가 '불법파견'의 범위를 확대 판단함에 따라 상당수 업체가 파견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다.
특히 생산 현장에 사내하청이 광범위하게 활용되면서 간접고용의 비율이 높은 제조업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파리바게뜨와 만도헬라 등에 적용된 '사용사업주' 개념을 확대하면 대부분의 사내협력사(도급)를 쓰는 기업에서 파견법 위반이 불거질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00인 이상 사업체 중 절반이 사내도급을 쓰고 있으며 하청근로자는 93만명이 넘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조치는 사내 하도급업체 근로자를 모두 직접 고용하라고 압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규모 작은 업체들에게 이는 곧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문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측은 '불법 파견' 사태가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지나친 추측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 측 관계자는 "다른 프랜차이즈업체 일부를 조사한 결과 협력업체를 통해 인력을 제공받았으나 가맹본부의 업무지시가 없어 파견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산업계는 이와 관련해 보다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파견법이 허용하는 업종이 10년째(2007년 32개로 확대) 늘지 않고 있다며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파견 사용사유와 기간 제한이 없는 해외 사례를 근거로 들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계에서는 "해외의 사례를 일방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만약 파견업종 확대를 추진한다면 유사·동종 업무에 종사하는 기존 정규직과의 차별을 해소하는 것이 기본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