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메이드 인 USA’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결국 굴복했다.
도요타는 현재 멕시코에 건설 중인 신공장 생산량을 절반으로 축소하는 대신 미국 내 증산을 위한 투자를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25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도요타는 멕시코 신공장 연간 생산 대수를 당초 계획했던 20만 대에서 10만 대로 줄인다. 이에 따라 투자규모도 종전의 10억 달러(약 1조1300억 원)에서 7억 달러로 30% 감소하게 됐다.
도요타는 2019년 가동을 목표로 멕시코 중부 과나후아토 주에 새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원래 계획은 판매량이 많은 세단 코롤라를 멕시코 신공장에서 20만 대 생산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도요타를 전면적으로 압박하면서 상황이 바뀌게 됐다. 트럼프는 지난 1월 트위터에 “도요타가 멕시코에 공장을 짓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막대한 국경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후 도요타는 향후 5년간 미국에 1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트럼프 달래기에 나섰으며 뒤이어 미국 켄터키 주의 완성차 공장에 13억3000만 달러를 투자한다는 새 계획을 제시했다. 지난달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2020년부터 웨스트버지니아 주 공장에서 생산할 것이라는 계획도 발표했다.
멕시코 공장에서는 코롤라 대신 픽업트럭인 ‘타코마’를 생산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었지만 휘발유 하락을 배경으로 픽업트럭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멕시코 공장이 가동되면 타코마 판매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코롤라는 미국에서 마쓰다와 공동으로 건설 중인 신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미국시장을 강화하려는 도요타와 현지 공장이 없는 마쓰다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미국 신공장은 오는 2021년 완공 예정이며 생산규모는 연간 30만 대에 이른다. 지난해 북미시장은 도요타 판매의 약 30% 비중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