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괴물장타’로 손꼽히는 김찬이 단 1홀을 돌고 나서 기권을 했다. 목 통증 때문이었다. 평소 시원시원한 샷으로 인기가 많은 미셀 위도 목 통증을 호소하며 1년을 기다린 US여자오픈을 포기했다. 비단 프로선수들뿐 아니다. 필드에서 만나는 필자의 지인 중에서도 목에 파스를 붙이거나 스프레이를 연신 뿌리며 라운딩에 나서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머리부터 엉덩이까지 이어진 뼈는 목뼈(경추) 7개, 등뼈 12개, 허리뼈 5개, 엉덩이뼈(천추) 5개, 꼬리뼈 4개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경추 뼈는 무거운 머리를 지탱하며 목의 운동성을 갖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평소 스마트폰을 장시간 보거나 퍼팅 연습을 장시간 반복적으로 하는 경우, 스윙을 할 때 목을 앞으로 내밀거나 지나치게 숙이는 자세는 목 주변 근육과 인대에 긴장을 높여 거북목, 일자목 등의 질환에 취약해진다.
거북목, 일자목은 부드러운 커브가 사라지고 목이 직선처럼 뻣뻣하게 서는데, 이 상태에서 준비운동 없이 갑자기 골프를 치면 목이 앞으로 나가며 회전이 잘 안 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벼락같은 통증이 생기기도 하고 장년층 골퍼의 경우에는 퇴행성 변화까지 결합되어 손과 팔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는 목디스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고개를 숙여야 하는 퍼팅 동작도 긴장과 목 통증의 원인이다. 선수들의 경우에는 과도한 퍼팅 연습 후 목 통증이 생겨 오히려 경기력이 떨어지고 아예 대회에 나서지 못하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대개 목을 15도 정도 숙일 때 경추에 가해지는 하중은 12㎏ 정도다. 하지만 이 각도가 30도일 경우에는 18㎏, 45도일 경우는 22㎏의 압력이 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인 보기 플레이어가 라운딩 한 번을 끝내려면 고개를 숙인 긴장된 상태에서 적어도 퍼팅과 스윙을 90회 정도 해야 한다. 연습 스윙과 연습 퍼팅까지 포함하면 서너 시간 동안 고개를 푹 숙이고 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골퍼들이 목 통증을 막으려면 다음을 꼭 실천해야 한다. 퍼팅이나 어드레스에서 고개를 푹 숙이지 않고, 머리를 살포시 들어 공을 내려 보며 부드러운 스윙을 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또한 한 홀마다 한 번씩은 꼭 목 스트레칭을 근육의 긴장을 풀고 유연성 유지를 권고한다. 먼저 허리를 꼿꼿하게 편 상태로 한쪽 귀를 같은 쪽 어깨에 붙인다는 생각으로 머리 옆을 지그시 눌러 목을 최대한 기울여준다. 이때 어깨는 귀와 멀어질 수 있도록 아래로 끌어내려준다. 5초간 유지 후 반대쪽도 같은 방법으로 진행한다. 다음은 어깨에 힘을 뺀 상태에서 으쓱거리듯 위아래로 들었다 내렸다 10회 반복한다. 끝으로 꼭 명심해야 할 것은 라운딩 전이나 중간중간 휴대폰을 멀리하는 것이다. 화면에 시선을 장시간 뺏기면 자신도 모르는 새 목 근육이 뻣뻣해져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