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샅바싸움]민간단체 지원예산, “右편향”“左편향”…이념 성향 예산 서로 별러

입력 2017-11-0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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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지방보조금 관리기준 고쳐 불법시위단체 지원…삭감”

朴정부 시절 논란됐던 ‘나라사랑교육’ 타깃 아예 편성도 안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행정실에 각 부처에서 보내온 2018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등 참고 자료들이 쌓여 있다. 국회는 이날 예결특위의 공청회를 시작으로 429조원에 달하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돌입한다. 이동근 기자 foto@
‘이념’ 성향이 엿보이는 예산은 늘 상대진영의 공격 대상이다. 정권마다 입맛에 맞는 이념 성향의 단체에 지원금을 몰아주는 등 편향성 논란이 일었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 논란이 재연될 조짐이다.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임하면서 행정안전위원회, 정무위원회 등에서 이념 편향성을 문제 삼아 도려낼 예산을 지목했다.

먼저 행안위에서 자유한국당은 행정자치부의 각종 민간단체에 대한 지원 예산안이 ‘좌파 성향’ 단체들을 위한 것이라고 보고 삭감을 예고했다. 한국당은 행자부가 9월 지방보조금 관리기준을 고쳐 불법시위단체도 정부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면서 비영리민간단체 지원금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년 비영리민간단체 지원금은 117억 원으로, 올해보다 46억 원 많아진 규모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6일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불법 시위 이력이 있는 단체는 3년 동안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없게 돼 있는 규정을 풀어서 그들에게 나눠주겠다는 것인데, 불법 시위 단체가 모두 이 정부와 가까운 좌파 성향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난해엔 더불어민주당이 행안위에서 이 예산을 17억 원 깎았다”며 “정권 잡고 다시 늘리자는 이유는 뻔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국당은 또한 정부가 지방자치 혹은 국민참여 독려를 명분으로 신규 사업을 만들어 좌파 성향 활동가들을 조직·육성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행자부의 △혁신 읍면동 추진 관련한 예산 210억 원 △지역거점별 소통 협력 공간 조성·운영 92억 원 △국민참여 사회문제해결 프로젝트 140억 원 등을 ‘문제성’ 예산으로 꼽는다. 한국당 관계자는 “혁신 읍면동 시범사업 예산은 인력 200명에 연봉 2500만 원, 60명엔 각 3000만 원을 주도록 했다”며 “비영리단체에 인건비는 지원할 수 없게 돼 있는데도 사업 예산에 인건비성 예산을 넣어서 좌파단체를 키우고 활동가를 늘리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정부는 박근혜 정부 시절 내내 논란이 됐던 국가보훈처의 이른바 ‘나라사랑 교육’ 예산을 최우선 타깃으로 삼았다. ‘나라사랑정신계승발전’이 정식 이름이었던 이 사업은 청소년들에게 5·16 군사쿠데타를 ‘일종의 산업혁명이자 한국 사회 근대화의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가르치는 등 우 편향 교육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민주당은 야당 시절 정무위에서 줄기차게 예산 삭감을 요구했었다. 이에 정부·여당은 집권 후 보훈처의 ‘나라사랑 교육’ 담당 부서를 폐지한 데 이어 같은 이름의 예산을 아예 책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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