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개소세 인상’ 내일 본회의 처리

▲KT&G가 20일부터 판매하는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

국회는 9일 본회의를 열고 전자담배 개소세를 한 갑(20개비)당 126원에서 529원으로 올리는 개소세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소관 상임위원회였던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논란 끝에 정부와 여야 합의로 처리된 법안인 만큼, 통과 가능성은 크게 점쳐진다.

개소세 인상의 다음 수순은 지방세와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인상이다. 8일 현재 국회엔 전자담배에 대해 지방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등 각종 세금과 부담금을 일반담배와 똑같이 매기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자유한국당 김광림 의원이 개소세법 개정안과 세트로 내놓은 법안들로 각각 행정안전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다만 개소세와 마찬가지로 지방세 등도 일반담배의 90% 수준으로 결정되리란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기재위에선 개소세를 일반담배와 똑같도록 100%로 인상하려 했으나, 일부 의원들이 ‘서민증세’ 등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90% 절충안이 만들었다. 이 절충안이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돼 다른 법안 처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김 의원 측은 8일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전자담배 개소세를 90%로 정할 때에 기재부가 행정자치부와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거쳐 다른 세금들도 일반담배의 90% 수준으로 부과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안다”면서 “정부와 여당은 의견 조율이 있었을 것이고 우리 당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개소세와 지방세 등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세금 부담금은 현재 1739원에서 2990원 정도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개소세 인상 당시 전자담배 가격 인상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각종 세금이 3000원 가까이 오르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아이코스 생산업체인 필립모리스 한 관계자는 “개소세 몇백 원 오르는 건 감당할 수 있지만, 몇천 원의 세금이 오르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했다.

그러나 곧 출시되는 KT&G 전자담배 ‘릴’의 가격이 현재 아이코스, 글로 가격인 4300원으로 책정된 데다, 담배가격 인상 시 각종 정부 규제가 가해질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아이코스 생산자인 필립모리스 등이 쉽사리 가격을 올리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기재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필립모리스 세무조사를 벌일 수 있고 담배 필터 등에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압박을 넣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